보완대체의학을 어떻게 봐야 하나
보완대체의학을 어떻게 봐야 하나
  • 이덕철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 승인 2018.04.06 13:34
  • 호수 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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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56]

의학은 크게 동양의학, 서양의학, 보완대체의학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인 동양의학이 정통의학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보완대체의학은 정통의학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이들 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질병을 퇴치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적인 문제를 놓고 볼 때, 건강을 해치는 질병이 왜, 그리고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생각과 이해는 각기 다르다. 

그러다 보니 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방법이나 치료법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동양의학과 보완대체의학에서는 철학적이고 포괄적이며 경험적 사고를 중시하기 때문에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전체적인 몸과 마음의 건강에 중심을 둔다. 

동양의학에서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기술할 때 증상을 주로 사용하며, 병명은 별로 없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이루고 있는 생명체의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개인의 체질과 특성을 중시하며 생약요법, 침, 뜸과 같은 자극요법, 기공요법과 같은 운동요법 등을 사용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반면, 서양의학은 과학적‧분석적 사고를 중시하기 때문에 건강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질병을 객관적으로 정의하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장기의 기능과 구조를 파악하고 정상인과 아픈 사람들을 비교함으로써 질병의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한다. 지금까지 분석적으로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병을 가려내는 서양의학의 진단법과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은 수없이 개발됐다. 또한 미지의 세계로 분류됐던 정신의학 분야에서도 큰 발전과 성과를 거뒀으며, 이제는 사람의 유전체 분석을 통한 진단법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 등이 개발돼 질병치료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암, 뇌졸중, 관절염 등의 만성퇴행성 환자들이 늘어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완대체의학은 크게 천연물, 심신요법, 수기요법, 기타요법으로 분류되고 천연물에는 생약, 비타민, 아로마요법, 식이요법 등이 포함된다. 심신요법에는 명상, 요가, 호흡법, 최면요법, 태극권 등이 있으며, 수기요법에는 마사지 등이 있다. 이처럼 보완대체요법은 분야도 다양하고 그에 따른 요법들도 수없이 많다. 그러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각종 치료법이 난립할 수 있어 그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 요법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과 평가가 필요하며, 이용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보완대체의학이 아픈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으므로 정통의학과 함께 잘 활용해 보조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대에 따라 질병의 종류도 양상도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서양의학이 옳다, 동양의학이 옳다는 식의 직접적이고 단편적인 주장은 걸맞지 않다. 질병을 정복해 나가고 환자를 치료해 나가는 데 있어 하나의 정답을 찾아가려는 표준 치료보다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대수명이 늘고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현대인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정통의학의 중심에 두고 보완대체의학의 장점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통합의학’이라 하는데, 개인의 특성에 따라 서양의학, 한의학, 보완대체의학, 자연의학 분야 등 사용 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융합해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통합의학은 저비용 고효율의 의료서비스로 시대의 요구에 따라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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