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환자와 어떻게 대화할까 “질문이나 내 얘기 말고 경청”
호스피스 환자와 어떻게 대화할까 “질문이나 내 얘기 말고 경청”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4.13 14:03
  • 호수 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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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정보는 의료진에게 듣도록 유도

몸은 앞으로 내밀고 비슷한 눈높이 유지

임종을 앞둔 환자들은 불안, 우울, 의기소침, 분노, 적개심, 죄의식, 수치심 등의 정서를 갖는다.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호스피스 환자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을까. 3월 22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서 개최된 일반인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교육에 참석해 ‘호스피스 환자와의 대화기법’을 알아봤다.

호스피스 환자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는 ‘경청’이다. 정무근 신부(예수회 CPE연구소장)는 “내가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누구든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이 환자와의 마지막 대화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스스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정 신부는 “현재의 위기가 환자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그들이 좌절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초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스피스 환자와 대화를 하면서 유의할 점도 있다. 먼저 환자에게 병에 대해 자세히 묻지 말아야 한다. 거꾸로 환자가 치료에 대해 물었을 때에도 직접적인 대답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환자가 진단, 예측 임상 결과, 수술 등 의료적인 정보를 물어보면 의료진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권하라는 것이 정 신부의 조언이다. 단, 환자가 자신의 치료과정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김지인 인천성모병원 완화의료병동 간호사에 따르면 △큰소리로 말하지 않기 △침대에 기대거나 앉거나 부딪히지 않게 하기 △환자가 보는 데서 다른 사람과 귓속말 하지 않기 △환자에 대한 상세한 소식을 퍼뜨리지 않기 등이 임종 환자를 돌볼 때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속한다. 말의 내용뿐 아니라 눈빛, 자세, 신체접촉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환자와의 대화에 유용하다. 김데레사 사회복지사는 “비슷한 눈높이를 유지하며 자주 서로의 눈을 맞추면 환자는 진실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눈빛을 통한 교감을 강조했다. 

자세의 경우, 약간 앞으로 내밀고 환자를 향해 앉으며 머리를 환자 쪽으로 약간 기울이는 것이 대화할 때 가장 좋은 자세다. 이 때 환자와의 거리는 50~90cm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외로움과 두려움으로부터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신체접촉에는 안아주기, 쓰다듬어주기, 주무르기, 손잡아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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