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경기 남양주시지회장 “체육 잘 하는 지회…‘한궁 불모지’ 벗어나 지회장배 대회 열어”
박성호 경기 남양주시지회장 “체육 잘 하는 지회…‘한궁 불모지’ 벗어나 지회장배 대회 열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4.20 10:45
  • 호수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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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5선 출신…“예산·판공비 있는 조합장이 지회장보다 쉬워”

e-스포츠·당구·영화 등 시간·장소 구애 안 받는 ‘테마경로당’ 운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지난 4월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경춘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 노인회관 2층 강당. 박성호(83) 남양주시지회장과 16명의 분회장, 지회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월 월례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 박 지회장은 연임하는 분회장과 노인대학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후 ‘노인일자리사업단 발대식’, ‘장례문화 교육 및 현장답사’ ‘남양주시 어버이날 행사’ 등 12개 추진업무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했다. 회의 분위기는 자유롭고 민주적이었다. 분회장들은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지회장은 이를 적극 반영하는 식이었다.  

-월례회의 분위기가 좋다.

“매월 첫째 주 월례회의에 16개 읍·면 분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사업들을 챙긴다. 분회장들이 회의에 빠지지 않고 다들 나오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들을 경로당에 잘 전달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경로당 수가 많은데.

“경로당이 514개로 경기연합회 중에서 세 번째로 많다. 16개 분회 중 화도(90개)가 가장 경로당 수가 많고 다음으로 진접(72개), 와부(47개) 순이다. 경로부장 두 명이 열심히 찾아다닌다.”

-남양주시는 인구가 늘고 있다.

“전체 인구가 67만여명이고 노인은 약 8만명이다. 이 중 회원은 2만8000여명이다. 올해 회원목표는 3만명인데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65세가 되면 경로당에 들어오려는 추세이다. 작년에 퇴계원분회가 많이 늘었다.”

-경로당 사정은 어떤가.

“대단지 아파트에 지어진 경로당은 시설도 좋고 널찍하다.” 

-지회장 된지 2년이 넘었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는지.

“작년 말 중앙회로부터 노인일자리 분야 우수지회로 표창을 받았다. 3년간 우승하면 기를 갖다 놓는데 내 사무실에 도연합회 업적평가, 그라운드골프대회, 게이트볼대회 등 기 세 개를 갖다 놓았다. 그런 것들이 증명한다. 직원들이 고생 많다.” 

박 지회장은 경로당 활성화에 역점을 두었다. 테마경로당이 대표적이다. 경로당에서 e-스포츠, 당구, 영화, 슐런 등을 즐긴다. 다른 지회의 경로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박 지회장은 “남양주시의 예산 지원과 기업의 후원, 자체 경비로 경로당에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장소, 시간에 구애 없이 체육·문화 활동을 즐긴다”며 “작년에는 제2회 지회장배 e-스포츠(볼링)대회를 열어 호응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오창준 경로부장은 “대형화면을 보며 공을 던지는 동작을 하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크며 무거운 볼링공 대신 리모컨으로 화면의 핀을 맞추는 손쉬운 게임이라 93세 고령의 어르신도 함께 즐긴다”며 “관내 37개 경로당의 전자게임(볼링)을 실시한 결과 부부 사이가 좋아지고 어르신들의 건강도 나아졌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지회 월례회의에서 박성호 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지회 월례회의에서 박성호 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지회장은 “체육뿐만 아니라 봉사활동도 활발해 취임 전 12개 자원봉사클럽이 현재 27개로 늘었다”며 “마을가꾸기 환경정화와 소외계층 방문, 도시락배달, 공연 등 1·3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활동을 펼쳐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는 노인회라는 칭송을 듣는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이어 노인의 자립·자활을 돕는 노인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2017년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매년 300여명의 일반취업 알선을 해주고 쇼핑백작업장, 아동지킴이, 지역영농사업 등 12개 사업단 820여명이 일자리에 참여한다”며 “그 결과 작년에 중앙회 취업지원사업 평가 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시지회는 한때 ‘한궁의 불모지’였으나 2017년 9월, 경기도립 남양주노인병원과 협약을 맺고 17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32개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한 이후로 지회장배 한궁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궁 지회’로 새롭게 변모하기도 했다.

박성호 지회장은 평화통일 정책자문회의 위원, 올림픽추진위원회 위원, 화도읍 농협조합장 5선의 경력을 갖고 있다. 2004년 화도읍 경로당 회장을 시작으로 2012년 화도읍분회장을 거쳐 2016년 3월에 남양주시지회장으로 선출돼 현재에 이르렀다.

-농협조합장을 5번이나 했다고.

“조합장 시절 지역에서 ‘박성호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지금도 밖에 나가면 지회장보다는 조합장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조합장으로서 업적이라면.

“4대 조합장부터 내리 다섯 번을 했다. 처음 들어갔을 당시 조합원들이 조합에 대한 불신이 강해 돈을 맡기지 않아 신뢰 회복을 위해 애를 많이 썼다. 조합 본부 건물도 따로 없었고 직원도 17명에 불과했다.(나올 때)지하 1층, 지상 3층의 번듯한 건물을 지어놓았고 직원도 60명으로 늘었다. 11년 됐지만 여전히 그 건물에서 직원들이 일한다.”

-조합장과 지회장, 어느 쪽이 더 힘든가.

“조합은 그래도 예산이 잡혀 있다. 판공비도 있고….”

-노인회와 인연은.

“조합장을 그만두자 주위에서 ‘조합장을 했으니 어디 가서 뭘 많이 얻어올 테니까 경로당 회장을 해보라고 권해 봉사에 발을 담갔다.”

-지회 운영 철학이라면.

“철학이라고 어렵게 얘기할 건 없고…, 지난 번 총회 때 대의원들에게 ‘과거 이승만 대통령이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말을 했다. 지금 우리 지회에도 유효한 말이다. 저도 열심히 하겠지만 나 혼자 한다고 해서 되겠느냐, 여러분이 뒷받침을 잘 해주어야 성과가 나오지 협조를 안 해주면 안 된다’고 단결을 강조했다.”

-이석우 남양주 시장은 협조를 잘해주는지.

“그이가 3선인데 이번에 그만 둔다. 그동안 노인회에 잘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 여기 국회의원이 3명이다. 국회의원 혼내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의원들이 여기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웃음).”

-왜 국회의원을 질책하는가.

“뭘 갖다 줘서 잘하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 협조를 하는 게 잘 하는 거다.”  

-앞으로 계획은.

“26년 된 지회 건물이 노후 돼 비가 오면 지붕이 샌다. 다음 시장이 누가 될 런지 모르겠지만 명예를 걸고 3층짜리 노인회관 하나 지어달라고 요청할 셈이다. 또한 노인복지기금 20억원을 예치시켜놓았지만 이자수익금이 점점 줄어 지회운영에 별 도움이 안 돼 점차적으로 50억원으로 올려달라고 시에 건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라운드골프전용구장 마련도 시급하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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