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말라리아를 기도로 고치던 시대
[29] 말라리아를 기도로 고치던 시대
  • 글‧그림=김성환
  • 승인 2018.04.20 10:53
  • 호수 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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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우의 유식한 잡학 왜?

서기 1018년 여름, 일본엔 말라리아가 돌아 궁중까지 번졌고 황태자도 열병에 걸려 온몸을 떨며 누워야 했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엔 고승을 불러 출장기도를 드리는 것이 상례로 돼 있었다. 부랴부랴 원성사의 스님에게 의뢰, 두어 시간 목탁을 두드리며 기도를 드리게 하자 황태자의 열이 씻은 듯이 가라앉는 게 아닌가? 펄쩍 뛰게 기뻐한 궁에선 그를 권율사(權律師, 스님 중에 가장 높은 지위)로 임명하고 말에다 의상까지 하사했다. 그러나 스님이 돌아가자마자 다시 황태자는 열이 나기 시작했고 궁안은 발칵 뒤집혀졌다. 이미 줘버린 직위나 하사품을 되돌려 받을 수도 없고 그 스님만 커다란 영예를 얻었던 것이다. 이러한 해프닝은 귀인의 집안에서 흔히 일어났던 것이다. 말라리아가 돌던 때의 희비극 한 토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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