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도입 계획 백지화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도입 계획 백지화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8.04.20 11:20
  • 호수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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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을 특정 아파트에 왜 쓰나” 시민 반발에 부딪혀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택배가 쌓여 있는 모습. 지하주차장의 입구가 낮아 택배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이 아파트는 택배 업체들이 택배 물건을 쌓아두고 가면서 민원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실버택배’를 도입키로 했으나 여론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에 택배가 쌓여 있는 모습. 지하주차장의 입구가 낮아 택배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이 아파트는 택배 업체들이 택배 물건을 쌓아두고 가면서 민원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실버택배’를 도입키로 했으나 여론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섣부른 조치에 ‘실버택배’의 도입취지만 무색

택배 차량의 아파트 단지 진입을 막아 ‘택배 대란’이 빚어진 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가 ‘실버택배’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찾았으나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고 말았다.

국토교통부는 4월 17일 다산신도시 택배 문제와 관련해 입주민 대표와 택배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어 분쟁을 조정하고 추후 제도개선안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버택배를 활용해 해결하기로 한 것.

실버택배는 아파트 단지나 인근에 거주하는 노인을 활용하는 택배 서비스로, 2017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 88개 단지에서 2066명이 참여하고 있다.

택배 회사는 기존의 택배 방식으로 아파트 입구의 실버택배 거점까지 물품을 배송하고, 아파트 내에서는 실버택배 요원이 주택까지 방문 배송하게 된다.

배송 금액의 절반은 복지부와 지자체가 분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택배회사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실버택배 종사자는 하루에 3~4시간 일하고 월 50만원 수준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토부의 구상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틀만에 백지화됐다. 실버택배는 비용의 절반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왜 다산 신도시 택배 문제 해결에 국민 세금을 써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도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지원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금세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청원 제기자는 “택배는 개인이 사적으로 구매한 물건을 배달받는 서비스인데 여기에 공적 비용이 투입돼야 할 이유가 없다”며 “실버택배 기사 관련 비용은 전액 다산 신도시 입주민의 관리비용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토교통부는 19일 “택배사와 입주민 간 중재를 통해 기존의 실버택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 불만을 초래했다”며 “국민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어 “앞으로 아파트 단지 내 택배 차량 통행을 거부하는 경우,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찾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 해법은 주민과 택배사가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토부는 다만, 17일 발표한 대로 신축되는 지상공원화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층고를 택배 차량이 출입할 수 있도록 높이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아파트 단지 조성과 관련한 도시계획을 세울 때 도로에 택배차량이 정차 및 하역작업을 할 수 있는 정차공간을 설치하는 기준을 도시계획수립기준 및 지침 등에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인일자리 창출과 택배 효율성을 도모하는 실버택배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제도개선 필요성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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