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막에 물이 차는 흉막염… 폐렴환자 특히 조심
가슴막에 물이 차는 흉막염… 폐렴환자 특히 조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4.20 11:28
  • 호수 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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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막염과 농흉의 증상과 치료
흉막에 결핵균이 침범해서 생기는 결핵성 흉막염이 있는 경우,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사진은 정상인과 결핵성 흉막염 환자의 흉부를 X선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대한의학회
흉막에 결핵균이 침범해서 생기는 결핵성 흉막염이 있는 경우,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사진은 정상인과 결핵성 흉막염 환자의 흉부를 X선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대한의학회

숨을 들이마시거나 기침할 때 찌르는 가슴통증 있으면 흉막염 의심 

가래서 썩는 냄새 날 경우 ‘농흉’으로 악화 가능성 커… 신속 치료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가슴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숨을 들이마시거나 기침할 때 날카롭고 찔리는 듯한 통증이 가슴 또는 옆구리에 생긴다면 흉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흉막염은 ‘늑막염’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흉막과 늑막은 같은 뜻이지만 의학적으로는 흉막이 더 자주 사용된다.

흉막은 양쪽 폐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다. 흉막 내부에는 흉강이라는 공간이 있고, 이 흉강 속에 소량의 액체(흉수)가 들어 있다. 흉수는 폐가 가슴의 안쪽과 직접 맞닿지 않게 마찰을 줄이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흉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태를 흉막염이라고 한다.

흉막염의 흔한 원인에는 결핵균과 같은 세균 감염이 있으며, 여러 가지 세균감염으로 인해 흉수가 고름(농)으로 변한 경우를 ‘농흉’이라고 부른다. 농흉은 오랜 치료기간이 필요하고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농흉으로 발전하기 전에 가슴에 통증이 있거나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속히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침할 때 가래에서 썩는 냄새가 나면 농흉일 가능성이 크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흉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폐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을 하고, 걷기와 자전거 타기 등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폐 기능을 증진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흉막염은 면역력이 떨어지고 폐렴을 앓는 어르신에게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폐렴 예방접종을 실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흉막염의 증상

흉막염의 주된 증상은 흉수 자체에 의한 가슴통증, 호흡 곤란, 기침이다. 가슴 통증은 보통 가슴이나 옆구리에서 느끼지만, 간혹 흉막염이 생긴 쪽 어깨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통증은 염증 발생 초기에 심하다가, 흉수가 더 증가하면 통증이 가라앉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심장‧신장‧간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흉막염의 경우에는 가슴 통증이 없을 수 있다.

또 다른 흉막염의 증상으로는 호흡곤란이 있다. 흉강 내에 흉수가 차면 폐가 압박되는 등의 이유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호흡곤란은 흉수가 500cc 이상 고여 있는 경우 느끼는데, 정상적인 흉수의 양은 5~10cc다. 이 경우 흉수를 제거하면 호흡곤란 증세가 다소 완화된다.

흉막염은 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폐가 압박되거나 기관지가 자극돼서다. 대개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을 한다. 경우에 따라 노란 가래나 고열이 동반될 수 있으며, 폐결핵과 동반된 결핵성흉막염의 경우 고열보다 미열이 나면서 식은땀이 날 수 있다.

◇흉막염의 치료

흉막염이 의심되면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하게 된다. 가슴 X선 촬영은 가장 간단하면서 저렴하게 흉막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있는 자세로 가슴 정면을 촬영하거나 누운 자세로 가슴 사진을 촬영한다. 흉수의 양이 적은 경우, 초음파나 CT 촬영이 필요할 수도 있다. 

흉막염의 원인을 찾고 적합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흉강 내 흉수를 뽑아 검사하는 ‘흉강천자’ 검사를 받게 된다. 흉강천자란 흉강 내부로 바늘을 찔러 넣어 흉수를 채취하는 것으로, 의사는 채취된 흉수를 분석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다. 

흉막염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다른 질병에 의한 흉막염은 흉수 조절 장애를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이 심부전증이라면 심장질환을 치료하면서 이뇨제를 복용하면 흉막염은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된다. 간경화증으로 흉막염이 발생했다면 간경화증을 치료하면서 동반된 복수를 조절하고, 만성신부전증이 원인이 돼 이차적으로 흉막염이 발생했다면 혈액투석을 포함한 신장질환의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일반적인 흉막염은 원인질환 치료와 함께 흉수를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 경우 흉막염은 흔히 폐렴, 폐농양, 폐결핵처럼 폐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감염돼 발생한다. 세균 감염으로 흉막염이 발생한 경우 항생제 치료가 이뤄지고, 결핵으로 인해 발생한 흉막염의 경우 항결핵제를 복용하게 된다. 

흉수 제거는 치료목적의 흉강천자가 시행된다. 흉강천자 시에는 날카로운 바늘이 폐를 찔러,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나 가스가 고이는 ‘기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검사 종료 후 흉부 방사선 검사를 시행해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흉수의 양이 너무 많으면 흉관을 삽관해 흉수 제거를 시도하며, 흉관 삽관으로도 흉수 제거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흉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 등으로 폐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흡연은 폐의 조직을 파괴하고 폐의 기능을 저하시켜 폐 질환에 걸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유산소 운동은 폐와 심장 기능을 증진시키는 데 탁월한 운동으로 걷기,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산 등이 해당된다. 그 밖에 흉막염의 원인 질환인 결핵과 폐렴의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병수 인제대 서울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기침을 많이 하고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빨리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르신들은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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