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건강정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 이준행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 승인 2018.04.27 16:49
  • 호수 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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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의사의 권유에 따라 치료를 받았다. 딱히 물어볼 데도 없었고, 의학지식이 있는 사람도 없어 오직 의사가 알려주는 것이 의료정보의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은 신문이나 잡지 어디에나 건강정보가 실려 있고 TV에서는 건강을 주제로 한 토크쇼가 넘쳐난다. 인터넷은 말할 나위도 없다. 증상 몇 가지만 써 넣어도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까지 단계별로 알려준다. 그렇다면 이런 건강정보들을 다 믿을 수 있을까? 아니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생명과 건강 앞에서는 자신만만할 수 없다. 특히 질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 보니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내 병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치료법은 있는 것일까?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을까? 완치는 되는 것일까?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할까? 병을 이겨내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물어볼 것은 많지만 나에게 주어진 진료시간은 단 3분, 의사는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마저도 의사가 하는 이야기를 정신없이 쫓아가다 보면 물어보고 싶은 질문은 하나도 꺼내지 못하고 진료실 문을 나설 때가 많다. 병원에 갔다가 이런 일들을 경험하고 나면 환자들은 의료기관 방문 전이나 진료 후에 인터넷 검색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이들도 있다. 
인터넷을 통해 환자나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의료 정보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교육적 혹은 자료적 의미로 제공되는 의료정보다.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 진단법, 치료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특정 의료기관에서 치료받기를 유도하는 내용도 많다. 상업적 목적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 매의 눈으로 옳고 그름을 솎아내기란 쉽지 않다. 
둘째, 상담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의료정보들이다. 상세한 정보가 오가는 구체적 의료상담 내용인 경우가 많지만 이 역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또한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자신의 시점에서 잘못된 정보를 올려 환자들은 그것을 믿고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받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잘못된 정보를 철석같이 믿는 바람에 오히려 부적절한 공포심을 갖게 돼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데도 의심을 떨쳐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인터넷을 떠도는 의학정보의 질을 높일 방법은 없을까? 국가기관이나 학회에서 질 좋은 의료정보를 직접 만들어야 하고, 검증되지 않은 의료정보는 삭제하거나 쉽게 찾을 수 없도록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사적인 영역에서 무분별하게 생성되는 인터넷 의료정보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질 좋은 의료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내 몸을 위한 건강정보는 병원을 찾아 의료기관을 통해 얻으려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다. 
3차 의료기관의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까운 곳에 있는 병원을 찾아 자신의 몸에 맞는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출처가 불분명한 건강정보, 혹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건강정보에 현혹돼 멀리서 답을 찾지 말고 가까운 단골 병원에서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내 몸의 정보를 얻도록 하자.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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