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의 동력이 된 ‘키덜트’
문화산업의 동력이 된 ‘키덜트’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4.27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록 완구를 대표하는 회사 ‘레고’와 세계 게임산업을 이끌고 있는 양대 기업 닌텐도, 소니는 한때 회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말이다. 세 회사가 저마다의 방법과 노력으로 위기를 탈출했지만 무엇보다도 키덜트를 공략한 것이 가장 컸다. 
키덜트는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의복 등에 향수를 느껴 이를 다시 찾는 30대 성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앞서 말한 세 회사의 주 타깃은 10대들이었다. 동심을 자극하는 제품을 출시해 10대들의 마음을 흔들어 이들 부모님의 지갑을 열게 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10대들의 관심사가 만화, 영화, 온라인PC게임 등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즐길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점차 영향력이 약해졌다. 당연한 결과로 회사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이때 쓰러져가던 회사를 살린 것이 사회생활을 통해 경제력을 얻게 된 키덜트다. 우리나라 만해도 여전히 다 큰 성인이 게임을 하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네가 애냐’는 비아냥을 듣는다. 그런데 이 세상 어디에도 성인은 게임과 장난감을 멀리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어른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성인들의 취미생활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이다.
키덜트들은 이러한 생각에 반기를 들고 나와 적극적인 소비 주체로 등장했고 기업들은 이들을 겨냥한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회생할 수 있었다. 가정에서도 술과 유흥에 빠지는 것보다 훨씬 권장할 만한 취미라는 점에서 이를 지지해주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키덜트들은 공통적으로 꿈 많고 호기심이 왕성한 10대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게임을 다시 접하면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고 그밖에 사람들에게는 삶의 활력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연예인과 예술가 중에 유독 키덜트가 많다.
어르신들 눈에는 철없어 보일지 몰라도 어느덧 키덜트는 문화산업을 이끄는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4월 25일 개봉한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3’ 첫날에만 1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광풍을 일으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키덜트에 대한 공략이 부족하다. 돈은 버는 사람이 쓴다. 그리고 키덜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에 언제든지 아낌없이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