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운과 함께 허리‧무릎 통증 몰아냈어요”
“나쁜 기운과 함께 허리‧무릎 통증 몰아냈어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5.04 10:36
  • 호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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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체조로 건강 돌보는 경로당 어르신들
중국 전통 건강법인 기공을 이용해 제작한 체조가 경로당 어르신들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매주 두 차례 기공체조로 건강을 돌보는 경기 남양주시 먹갓경로당 어르신들이 '장생기공'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조준우 기자
중국 전통 건강법인 기공을 이용해 제작한 체조가 경로당 어르신들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매주 두 차례 기공체조로 건강을 돌보는 경기 남양주시 먹갓경로당 어르신들이 '장생기공'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조준우 기자

7000년전 중국서 시작… 국내선 대한국학기공협회 등 통해 전파

호흡과 스트레칭 결합한 생활체육… 몸에 부담 없고 운동 효과 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20년 넘게 척추협착증으로 고생했는데 ‘이것’을 시작한 이후로 약도 끊었어요.”

지난 5월 2일 경기 남양주시 먹갓경로당에 15명의 회원들의 ‘이것’을 하기 위해 모였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담소를 이어가는 와중에 구종회 경로당회장이 운을 떼자 여기저기서 간증이 이어졌다. 회원 대부분 체력이 좋아진 건 기본이고 허리와 무릎을 비롯, 몸 이곳저곳을 계속 괴롭히던 통증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기공체조’의 효과를 톡톡히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구종회 회장은 “헬스, 등산 등 30년간 꾸준히 운동을 했지만 투자대비 가장 효과가 큰 것은 기공체조였다”면서 “특히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통 건강법인 기공을 응용한 기공체조가 경로당 어르신들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대한노인회 지회 지원 프로그램, 재능기부 형태로 기공체조를 즐기는 경로당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氣)에 공(功)을 들인다”는 뜻의 기공은 몸 안에 흐르는 ‘기’라는 생체 에너지의 흐름을 부드럽고 원활하게 하는 중국의 전통 자기치유 체계를 말한다. 신체 움직임과 호흡 운동, 초월명상 등이 종합된 것으로 보면 된다.

중국에서는 건강 유지와 장수를 위해 약 7000년 전부터 기공을 사용해오다 1950년대부터 국가 차원에서 관리를 시작했고 1970년대에 현재와 같은 표준 형태들을 정립했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추진할 정도로 정부가 기공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다가 중국 병원에서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기의 흐름을 촉진하는 기공은 크게 나눠 내적 기공(내공법)과 외적 기공(외공법)이 있는데, 내공법은 명상, 호흡, 신체 동작 등의 방법으로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기를 증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외공법은 숙련된 대가(大家)가 자신의 기를 치유가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는 것으로, 이때 대가는 대상자에게 손을 대지 않고 치유한다. 

보건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공 외에도 무술 수련을 목적으로 하는 무술 기공도 있다. 국내에는 기공을 연구하는 다양한 체육단체가 있는데 대한체육회 정회원인 대한국학기공협회가 대표적이다. 

특히 대한국학기공협회는 2016년 대한노인회 중앙회와 MOU를 맺고 전국 경로당에 ‘배꼽힐링 건강법’을 전파하고 있고, 경기연합회, 대전연합회 등도 지역 국학기공연합회와 손을 잡고 기공체조 보급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기공체조는 내공법으로 특정 자세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단련하는 운동을 말한다. 일반 스트레칭과 비슷하지만 호흡 조절을 통해 기를 온몸에 보내는데 방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각 단체는 저마다 다양한 기공체조를 제작해 보급하는데 대부분 노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구성된다. 대한국학기공협회에서 개발한 장생기공체조의 경우 경로당에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숨쉬기, 크게 팔 뻗기, 허리 숙이기 등 9가지 동작으로 된 장생기공체조는 숙련도에 따라 자세의 차이는 있지만 80대 노인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다. 

이날 먹갓경로당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은 다소 정적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먼저 회원들은 강사로 나선 박만남 양주국학기공협회장의 구령에 따라 신나는 댄스음악에 맞춰 준비운동을 했다. 제자리 걷기부터 손가락 접었다 펴기 등 10여분 간의 스트레칭을 끝낸 후 본격적인 기공체조가 시작됐다. 호흡 조절을 하며 온몸으로 접시를 돌리는 동작을 비롯해 허리 숙이기를 해나가던 회원들은 금세 땀을 쏟아냈다. 한 동작 한 동작이 끝날 때마다 거친 호흡을 쏟아냈지만 표정은 밝았다. 직접 체험해 보고 건강해진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체조가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 된 것이다. 

이문자 어르신은 “매주 두 차례 경로당에서 국학기공을 하고 나면 온몸에 나쁜 기운이 싹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면서 “다른 체조 프로그램은 중간에 흥미를 잃어 몇 번 하고 중단했지만 기공체조는 매번 새롭다”고 말했다.

이런 효과로 인해 기공체조를 즐기는 고령자들이 젊은 사람들을 앞도하는 추세다. 실제 남양주국학기공협회 회원 500여명이 대부분 60대로 구성돼 있다. 남양주시지회도 기공체조의 효과를 눈여겨보고 향후 타 경로당으로 확대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박 만 회장은 “기공체조는 노인 등 고령자를 위한 생활체육”이라면서 “거동이 불편하지 않다면 90대 어르신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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