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5분 진료, 만족도 높고 총진료비도 절감”
“병원 15분 진료, 만족도 높고 총진료비도 절감”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5.04 11:06
  • 호수 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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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심층진찰 시범사업 연구 결과 발표
15분 진료가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 심층진찰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15분 진료가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이 심층진찰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환자 만족도 10점 만점에 9점… 1회 진료비 더 들지만 총액은 줄어

향후 심층진찰료는 오를 가능성 커… 질환도 중증‧희귀병으로 제한

[백세시대=이영주기자]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3분 이내의 짧은 진료시간은 언제나 불만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대기 환자가 너무 많거나, 병원 운영을 위해 환자를 최대한 많이 볼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모든 환자의 진찰 시간을 충분하게 갖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15분 진료(심층진찰)’을 도입했다. 지난해 19개 대형병원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참여 병원 중 하나인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4월 30일 심층진찰에 대한 환자 만족도 등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중증질환자에 더 효과적

심층진찰은 평균 3분 안팎인 진료시간을 15분 가까이로 늘려, 의사와 환자가 질환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심층진찰로 환자는 증상을 간단히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 다른 병력과 생활 환경 등을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질병 또는 치료에 대해 보다 자세히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물론 15분 진료는 3분 진료보다 비싸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는 일반 환자는 진찰료로 1만8800원을 내는데, 심층진찰을 하는 환자는 4700원 증가한 2만3500원을 내야 한다. 

초기 진찰료 상승에도 심층진찰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이 15분 진료에 참여한 환자 274명과 성별과 나이가 비슷한 동일 의사의 3분 진료 환자 14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환자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15분 진료군이 9.04점, 3분 진료군이 7.65점이었다. 15분 진료군이 18.2%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진료 시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5분 진료군이 3분 진료군보다 21%를 높았다. 이어 의사에 대한 만족도는 12%, 충분한 시간 보장 23%, 치료 과정은 14%, 환자권리보장은 14%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총 진료비’는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15분 진료 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22만520원으로 3분 진료(24만2860원)보다 9.2% 적었다. 이 중 암·뇌혈관·희귀난치병 등 3대 중증질환만 비교하면 22% 적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2년 이상의 추적 관찰이 더 필요하지만 방문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심층진찰로 조금 더 정확한 약 처방이 이뤄지는 점, 불필요한 검사가 줄어든 점 등을 총 진료비가 줄어든 이유로 꼽았다.

15분 진료 후 의료비 절감 효과가 일반 환자보다 중증질환자에서 더 높은 것과 관련해, 권 단장은 “중증질환일수록 의사와 환자의 대화 시간이 중요하고, 충분히 대화할수록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좋아진다”며 “중증질환자에서 심층진찰 효과가 더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시범사업 결과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서울대병원만의 결과인데다 시범사업을 실시한 진료과도 제한적이었다. 비용과 관련해서도 심층진찰료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정부의 지원이 있어 저렴한 것으로, 향후 제도가 정착되면 심층진찰료는 크게 오를 수 있다. 

외과 동네의원서도 시범 도입

그렇다면 15분 진료는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모든 환자가 15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5분 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 대부분은 중증·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심층진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시범사업 대상‧시행시기‧진찰과목은 병원별로 다르다. 때문에 15분 진료를 원하는 경우, 병원의 진료협력팀 등에 문의해 대상자인지 알아봐야 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지난해 19개에서 올해 25개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 운영한다.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15분 진료 체계를 고도화하고 적정수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복지부는 동네의원에도 심층진찰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통 동네병원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할 경우 기본적으로 수술과정에 대한 설명과 수술 후 기본적 주의사항을 안내하지만, 이와 별도로 환자의 지속적인 자가관리 및 의사결정 지원 등을 위한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교육이나 심층적 진찰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기존 진찰료 수준에서는 수행되기 어려웠던 전문적‧종합적 상담을 실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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