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우수 취업지원센터 직원 미국 연수기
대한노인회 우수 취업지원센터 직원 미국 연수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5.11 10:54
  • 호수 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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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 앞섰다는 미국… 결코 그렇지만도 않았다”
2017년 우수 취업지원센터로 선정된 기관의 직원들이 미국 워싱턴 광장에서 오벨리스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년 우수 취업지원센터로 선정된 기관의 직원들이 미국 워싱턴 광장에서 오벨리스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년제도 없는 미국 노인들, 자원봉사로 활기찬 노년 보내

요양병원 교포 노인, 고국 그리움 절절해 보는 이 가슴 아파

이번 미국 연수단 일행은 2017년 취업지원센터 사업평가결과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기관의 직원 30여명으로 구성됐다. 연수단은 지난 4월 21~28일, 5박 7일 동안 세 곳의 기관을 방문했다. 

미국은 한국처럼 정년제도라는 것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아 취업보다는 볼런티어(자원봉사)의 개념으로서 어르신 활동이 활발하다. 취업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평등하게 시스템이 동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첫 번째로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비엔나 지역을 관리하는 관공서 ‘Town of Vienna’를 찾았다. 늦은 시간이라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이 곳은 지역 사회 노인들을 위한 복지 서비스, 재활 및 노화(치매) 방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에어컨을 보급하고 버지니아 주 지역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해 노인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안락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 기관으로 북부 뉴저지에 있는 한소망 요양병원을 방문했다. 병원에 들어서자 한국인 직원들이 밝은 모습으로 일행을 반겨주었다. 이 요양병원은 유대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이민 온 한국 교포들이 거주하고 있다. 간호사와 관리자 몇 명은 한국인들이었다. 노인성질환, 암, 만성질환,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 등 각종 질병으로 장기나 단기요양 및 치료를 필요로 하는 노인과 가족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84세의 한 노인은 고향이 전라도이고 교직생활을 했다고 자신을 밝혔다.  우리들의 손을 잡고 한참을 이야기하는 어르신의 얼굴에서 고국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머나먼 이국에서 자녀양육과 생활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며 살다 나이 들어 이곳에 들어와 케어를 받고 있는 교포 노인들을 뒤로 남겨두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너무나 무거웠다. 

연수단 일행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설명과 질의·응답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가 모든 면에서 다 뛰어나고 운영이 잘 되는 곳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있어야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고, 영주권을 얻고 세금을 내면서 국민으로서의 도리를 다 해야 국가 제도가 뒷받침해 준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가 이들보다 앞서 있다는 생각에 긍지마저 느껴졌다. 이 곳을 보면서 노인요양보호사, 주간보호센터, 노인일자리 등을  더 안정시키고 시스템화 해 민간취업 분야로 만들어 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DOROT(도롯)’이란 시설을 방문했다. DOROT은 1976년 콜롬비아 대학원생들이 캠퍼스 벤치에 홀로 외롭게 앉아있는 노인들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한 것이 계기가 돼 시작됐다. 

DOROT은 노인복지 서비스와 자원봉사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한다. 고등학생, 대학생, 어린자녀와 그 부모 등 다양한 연령대의 자원봉사자들이 노인을 사회적 고립에서 보호하고 이들의 생활과 건강을 개선시키고 있다. 또한 세대·인종·문화·종교의 차이를 극복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기관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노노케어 사업, 우유사랑배달사업, 안전지킴이사업 등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가 더 한 발 앞서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DOROT이 하는 일을 숨죽이며 듣고 있는 우리 일행의 모습을 보면서 평소 어르신들의 취업일자리를 알선, 취업까지 연계하는 취업지원센터의 일이 진정한 복지의 한부분이라 여겨졌다. 때론 힘들 때도 있지만 우리가 정말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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