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기업들도 ‘시니어 고객 모시기’ 나섰다
온라인 기업들도 ‘시니어 고객 모시기’ 나섰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5.11 13:48
  • 호수 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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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전화 상담서비스부터 시니어 전용관까지 개설
최근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기업들도 전문 전화 상담 등 전용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서며 시니어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최근 전화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의 홍보자료.
최근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기업들도 전문 전화 상담 등 전용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서며 시니어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최근 전화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의 홍보자료.

카카오뱅크, 인터넷이 힘든 고령층에 전용 전화상담 서비스 시작

쿠팡‧현대홈쇼핑 등 온라인 유통업체도 전문관, 전용상품 개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이경선(67) 씨는 은행에 가는 것이 번거로워 지난해 자녀의 추천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 하지만 사용법이 익숙지 않은데다가 매번 자식에게 묻는 것이 미안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해당 은행에서 ‘고령 고객 전용 전화상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용 빈도를 차차 늘려나가고 있다. 이 씨는 “전화로 모르는 걸 물어보면 쉽게 설명해줘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기업들이 고령화 시대 주고객이 될 시니어층 사로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기업들도 하나둘씩 전용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간 PC와 모바일 중심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기업들은 사실상 시니어 고객을 방치하고 있었다. 기업 차원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70대 이상 고객을 유입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았고 구매력도 낫다고 여겼던 것이다. 헌데, 시중 은행들이 노인 전용 상당창구를 잇달아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시니어 파워’가 입증되면서 온라인 업체도 저마다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시니어 고객 확보에 가세하고 있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은 만65세 이상 고객들의 상담 편의를 높이기 위해 ‘고령 고객 전용 전화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용 상담 전화번호는 ‘1599-8500’으로 일반고객 상담 전화번호(1599-3333)와 구분해 운영된다.

특히 시니어 고객 전용 상담은 상담 속도와 말투, 용어 등을 소비자 친화적으로 바꿨다. 상담 진행 전 ARS를 통해 상담 메뉴를 선택할 필요 없이 바로 전담 직원과 연결,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상담 직원도 말하는 속도를 기존 고객보다 천천히 하고, 어려운 금융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등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24시간 운영이 아닌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제공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금융사고나 분실신고 상담은 가능하다.

SK텔링크(대표 김선중)도 온라인 비대면 가입방식이 낯선 시니어를 위해 알뜰폰 업계 최초로 ‘시니어 고객 전용 가입 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주로 온라인으로 가입과 상담이 이뤄는 알뜰폰 서비스의 특성상 인터넷 사용이 어렵거나 용어가 부담스러운 시니어 고객들은 휴대폰 및 요금제 선택부터 실제 개통까지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에 SK텔링크는 시니어 고객들이 자녀나 지인의 도움 없이도 본인에게 꼭 맞는 휴대폰과 최적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사의 알뜰폰 온라인 직영점인 ‘SK 세븐모바일(SK 7mobile) 다이렉트’에 시니어 전용 상담 서비스를 마련했다. 

시니어 전용 간편 상담을 신청하면 별도의 복잡한 구비 서류 없이도 전담 직원과 연결,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시니어 고객 전용 상담사는 말하는 속도를 천천히 하고, 어려운 통신 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등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휴대폰 설정 및 보호필름 부착 등 오프라인 대리점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확대해 시니어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비대면 가입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은 시니어들이 자주 찾는 물건을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실버용품 전문관 ‘실버스토어’를 개설, 30만여개 상품을 한곳에 모아 선보였다. 활동보조, 건강관리, 재활·운동기구, 간병·보조용품, 병원·의료용품 등 총 14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위메프도 전화 주문 서비스로 결제와 배송 안내까지 가능한 ‘텔레마트’를 내놓았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가격 검색, 가입, 결제 등 모바일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고객에게 좀 더 쉬운 쇼핑을 위해 기획했다. 전화 문자로 상품기획자가 추천하는 특가 상품 카탈로그를 매주 제공하며 전문 전화 상담원이 상품 선택과 결제, 배송 안내를 돕는다.

홈쇼핑 업계는 시니어 전문 상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NS홈쇼핑은 매주 일요일 오전 6시 ‘브라보 투어 라이프’를 편성했다. 동선을 짧게 하고 최적화된 스케줄 등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소개한다.  

현대홈쇼핑은 매주 수요일 오전 6시에 시니어 고객 대상 프로그램 ‘얼리버드쇼’를 편성했다. 자막 크기를 기존 대비 5∼10% 가량 키워 가독성을 높였고, 자막 노출 시간도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2∼3초 늘렸다. 시니어 고객이 스마트폰보다 주로 자동상담전화(ARS)를 이용해 주문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ARS 가격 할인을 강화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시니어들은 이제 안정된 생활력과 구매력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쇼핑 매출을 견인하는 중요 소비층”이라며 “구매 빈도 및 고객 단가도 증가 추세에 있어 시니어를 겨냥한 프로모션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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