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지하철 타는 사람들
[디카시 산책]지하철 타는 사람들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05.18 11:22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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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는 사람들

내뱉고 싶은 말 한 마디  

나 힘들다는 그 말

하지만 그 말 꺼낼 순 없네 

우리네 인생

그 누가 쉬이 가랴?

류정양(중국 정주경공업대학 한국어과)

**

아침 출근길인지 퇴근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발 디딜 틈도 없는 비좁은 지하철 안 사람들의 표정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한마디로 무표정이다. 데칼코마니 같은 천장에 투영된 모습에서는 더더욱 삶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난다. 밀려나지 않으려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꽉 붙들고 있는 팔에서 삶이 녹록지 않다는 걸 더 절절히 느낄 수 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서민들의 삶이 고달픈 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이 작품은 ‘제1회 중국대학생 한글 디카시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중국 하남성 소재 대학 한국어과 학생들과 한국에 유학 온 중국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었는데 150여편의 디카시가 응모되었다. 그 중 대상을 포함하여 모두 22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5월 20일 중국 정주 현지에서 시상을 한다. 이제 디카시는 한국을 넘어 중국의 학생들이 한국어로 창작하는 시대가 되었다. 2004년 한국의 변방 경남 고성에서 시작된 새로운 시놀이 문예운동의 결실이 이제 그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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