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 정재수
  • 승인 2008.03.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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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수 한성대 교수

‘아일리쉬 브레싱 (Irish blessing)’이라는 것이 있다. 유럽의 아일랜드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내 손에는 항상 일거리가 있게 해 주소서
아침에 일어나면 동쪽 창에 햇볕이 비추게 해 주소서
비온 뒤에는 하늘에 무지개가 뜨게 해 주소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을 찬미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게 해 주소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도는 좀 거창하다. 예를 들면 ‘남북통일이 되게 해 주소서’ ‘취직 또는 승진하게 해 주소서’ ‘아들 낳게 해 주소서’ ‘건강하게 해 주소서’ ‘돈을 많이 벌게 해 주소서’ 등이다.

그러니까 행복의 기준을 잡을 때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평균점이 높다. 평균점이 높다보니 도달하기가 어려울 수 도 있다.

목표 수준을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기도해도 도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리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영국 신경제재단이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행복지수(행복지수는 전반적으로 생활에 만족한다고 표명하는 사람의 비율)를 조사한 결과 호주의 작은 섬 바누아투(Vanuatu)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하기로 세계 1위인 바누아투는 문맹률 89%, 평균수명 69세,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이다.

한편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은 150위, 프랑스 129위, 캐나다 111위, 영국 108위였다. 우리나라는 102위라고 했다.

이 조사는 삶의 만족도와 평균수명, 생존에 필요한 면적과 에너지소비량 등 한계적인 여건을 종합해 산출한 것이라고 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것(욕구)이 이루어졌을 때 행복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욕망을 이루고 나서의 상태를 행복한 상태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욕망은 또 다른 욕망을 가져오고 만족한 상태는 잠깐이라는 것이다.

결국 행복이라는 것은 외부적 조건인 경제적인 수준, 사회생활의 성취도, 건강 등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밝히는 마음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헬렌켈러는 다 아는바와 같이 3중고의 장애인이다.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중증 장애인이다.

그녀는 평소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신이 있어 나에게 3일간만 눈을 뜨게 해주신다면 첫째날은 꽃피고 새가 지저귀는 대지를 마음껏 밟아보고 싶다.

둘째날은 나를 가르쳐주신 셀리반 선생을 만나 얼굴도 보고 만져보고 싶다.

셋째날은 나를 도와준 나의 친구, 후원자들과 웃으면서 마음껏 대화하고 싶다.

그 다음에  ‘눈을 감아도 좋다’라고 했다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두눈을 뜨고 살면서도 건강하게 살면서도 재산이 있으면서도 끝없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사람이 행복한가의 행복지수는 사실 경제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GNP(국민총생산)가 아니라 GNH(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를 따져 봐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는 자신을 향해 질문을 해야 한다. “당신도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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