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없는데 온 몸에 통증 심하면 ‘섬유근육통’ 의심
염증 없는데 온 몸에 통증 심하면 ‘섬유근육통’ 의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5.18 13:43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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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근육통의 증상과 치료
섬유근육통은 광범위한 전신통증을 나타내는 통증증후군으로, 발병 시 치료는 약물요법과 함께 운동, 인지행동치료 등이 병행된다. 사진은 어깨 통증으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모습.
섬유근육통은 광범위한 전신통증을 나타내는 통증증후군으로, 발병 시 치료는 약물요법과 함께 운동, 인지행동치료 등이 병행된다. 사진은 어깨 통증으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모습.

피로감‧빈뇨‧우울증 동반하기 쉬워… 스트레스‧호르몬과 연관 추정

수영‧걷기 등 유산소 운동 꾸준히 해야… 운동 중단하면 통증 재발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최이남(74‧가명) 어르신은 몇 달 전부터 근육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고 살갗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병원 여러 곳을 다녔지만 나아지지 않던 최 어르신은 최근 류마티스내과에서 섬유근육통(섬유근통)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섬유근은 근육을 구성하는 부드러운 조직을 말하며, 섬유근육통은 이러한 근육 섬유에 통증이 발생하는 증후군이다. 주로 어깨, 목 등 한 부위에서 시작해 전신으로 통증이 퍼져나간다. 전신통증과 함께 피로감,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섬유근육통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09년 4만1000명에서 2016년 약 7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경 이후 체내 호르몬의 불균형과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외로움 등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섬유근육통은 영상 검사 등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꾀병으로 오인되기 쉽고, 치료를 해도 반응이 적거나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치료를 포기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섬유근육통은 장애가 생기거나 불구가 되는 질병이 아니고, 약물 치료와 운동 등으로 통증을 감소시키면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섬유근육통의 증상

섬유근육통 환자는 흔히 온몸이 아프다고 말한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는 계속되는 통증으로 우울증, 불안 등 정신과적 질환을 함께 호소한다. 이외에 두통, 손발 저림, 수면 장애, 설사, 변비, 빈뇨, 야간뇨, 식욕부진, 만성피로, 복통, 구역 등의 다양한 신체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섬유근육통의 발병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정신적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감염 등이 원인이 되어 발병된다고 추측하고 있다. 

구본산 서울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직도 연구중”이라며 “다만 유전적 소인은 있다고 판단된다. 가까운 가족 가운데 섬유근육통이 있으면 발병 확률이 8배 높다는 연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섬유근육통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진단에도 어려움이 많다. 구 교수에 따르면, 섬유근육통을 진단하는 특별한 검사가 없고 의사의 임상적 진단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의사는 문진과 신체의 특정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유발되는 점을 일컫는 ‘압통점’ 등을 살피고 혈액 검사, 영상 검사 등을 실시해 섬유근육통을 진단한다. 보통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에서 관절과 근육에 염증이 없고 통증을 일으킬 만한 질환이 없는데, 통증이 섬유근육통의 특성과 일치하면 섬유근육통으로 판단한다.

구 교수는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섬유근육통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섬유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는 갑상선 이상과 같은 호르몬 질환, 관절염, 각종 암 등 다른 질환을 감별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시행한다”고 말했다.

◇섬유근육통의 치료

섬유근육통의 치료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주가 된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요법과 인지행동 치료가 병행된다. 약물치료의 경우, 최근에는 항우울제로 쓰이는 세로토닌 관련 약물이 섬유근육통 증상 조절에 효과가 있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섬유근육통 환자는 섬유근육통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수면 부족, 스트레스, 불안 등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자세를 바르게 하고, 무리하게 같은 근육을 반복 사용하는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낮은 강도로 시작해 서서히 증가시키면서 본인에게 맞는 강도로 지속적으로 즐겁게 하는 것이 권장된다. 구본산 교수에 따르면, 운동은 통증과 피로를 감소시키고 체력 향상과 우울감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 통증 감소 효과가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 교수는 “섬유근육통은 진단을 받았다고 감기처럼 빨리 치료되는 병이 아니다”며 “긴 시간동안 의사와 환자가 서로 협력해 약물을 조절하고 운동 등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하며 통증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병원을 옮기면 약물 처방 등의 치료가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한 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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