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서울 ‘개방형 경로당’, 경기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대한노인회, 서울 ‘개방형 경로당’, 경기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5.25 10:44
  • 호수 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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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상생하면서 경로당에 활기 불어 넣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경기연합회가 각각 서울시와 경기도와 손잡고 운영 중인 '개방형 경로당'과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개방형 경로당으로 운영되는 서울 영등포구 영길경로당.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경기연합회가 각각 서울시와 경기도와 손잡고 운영 중인 '개방형 경로당'과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개방형 경로당으로 운영되는 서울 영등포구 영길경로당.

서울 ‘개방형 경로당’ 저비용 고효율 모델… 경로당 6곳 중 1곳 주민에 개방

경기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이천시 등 19곳 시범사업… 자생력 갖추며 세대통합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서울 도봉산 입구에선 매주 토요일 오전 흥겨운 사물놀이가 펼쳐진다. 초입에 위치한 도봉산경로당에서 2015년부터 마을 주민들을 위한 사물놀이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대한노인회 도봉구지회의 개방형경로당 1호인 도봉산경로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을에는 협약을 맺은 도봉초등학교 학생들과 가을철 농촌체험도 진행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윤사노 도봉산경로당 회장은 “노인들만 가득했던 경로당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의 ‘개방형 경로당’ 사업과 경기의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사업이 침체된 경로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운영모델을 제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첫 발을 뗀 두 사업은 경로당에 변화를 준다는 점은 같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개방형 경로당’이 적은 돈으로 많은 경로당을 사업에 참여시킨 반면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은 많은 예산을 투입해 경로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개방형 경로당 사업은 서울시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기존 노인 회원들만 이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일반 주민들도 경로당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서울에서 전체 경로당 3352개소 중 500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연내 550개소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25개구별로 10개 이상 씩 지정했는데 가장 많은 영등포구지회의 경우 172개소 중 46개소가 참여해 4곳 중 한 곳은 개방형 경로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작정 개방만 한다고 해서 주민들이 경로당을 찾는 것이 아니기에 서울시는 회원들의 성향과 지역 특색을 고려해 맞춤형 문화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도봉산경로당의 경우 회원 중 일부가 장구, 북 등 전통악기에 능통한 점을 활용해 사물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경로당은 소정의 운영비를 받고 체육프로그램과 전통놀이 등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주로 운영한다. 또 리모델링이나 신축이 필요한 경로당은 주민 개방을 목표로 설계하면서 작은 복지관 수준의 시설을 갖추게 됐다. 

서울연합회 관계자는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이 경로당에 드나들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면서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경로당이 늘면서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와 경기연합회가 추진하는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사업은 경로당의 미래 운영 모델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5년 이천시 등 두 곳에서 시범사업 후 공모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듬해 19개소로 확대해 이들 경로당에 매년 2000만원씩 3억8000만원(도비 50%, 시군비 50%)을 지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개년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중 하나인 경기 화성시 휴먼시아6단지경로당의 모습.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중 하나인 경기 화성시 휴먼시아6단지경로당의 모습.

경로당 일부 시설을 공부방으로 개방해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노인들이 재능기부로 학습을 지도하고, 경로당 주변 유휴지에 농작물을 심거나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참여 경로당에 2000만원을 지원해 각자 맞는 모델을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전체 경로당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이 자생력을 확보하고 지역 주민 개방을 통한 세대 간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경기 이천의 대대1리 경로당의 경우 매주 3회씩 실버에어로빅을 실시해 고혈압, 당뇨 등 건강을 관리한다.

또 1‧3세대가 소통하는 각종 공예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층에 공부방을 마련해 아이들의 학습을 지도했다. 경로당 인근에 들깨밭(1320㎡, 약 400평)과 블루베리농장(660㎡, 약 200평)을 경작하는 등 수익사업도 벌였다. 그 결과 블루베리‧들깨 판매를 통해 1000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려 경로당 운영비에 사용하고 있고, 공부방 아이들의 성적까지 오르면서 1·3세대 소통의 장이 됐다.

뿐만 아니라 남양주 수동면 특별경로당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반딧불 축제, 누룽지 제조 등으로 매년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지역 경제 또한 활성화시켰다. 또 발생한 수익을 지역의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사용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미래 경로당의 운영 모델을 제시했다.    

경기연합회 관계자는 “도내에 9000여개의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지만, 많이 침체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경로당 운영 방향이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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