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청결제, 남용하면 입 속 유익균도 제거돼… 당뇨병 위험 높여
구강청결제, 남용하면 입 속 유익균도 제거돼… 당뇨병 위험 높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5.25 14:10
  • 호수 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강청결제의 올바른 사용법, 하루 1번 30초 가글로 충분
구강청결제는 충치 예방과 입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구강청결제는 충치 예방과 입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남용하면 입 속 유익균도 제거돼… 당뇨병 위험 높여

가글 후 물로 헹궈야… 점막 약한 노인은 사용 자제해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최근 양치질을 하지 못하거나 구취를 제거하고 싶을 때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구강청결제는 입 안을 헹구기 위해 사용되는 액체다. 입 속 세균에 대해 살균 효과가 있고, 입 냄새 제거에 도움을 주며, 치아 미백과 충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남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구강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친 사용은 금물

구강청결제는 입 속의 유해한 세균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과하게 사용하면 입 안에서 활동하는 좋은 세균까지 없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한 경우 입 안에 곰팡이가 생기는 ‘구강진균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구강진균증은 입천장, 혀, 구강 점막 등에 궤양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입 속의 유익균에는 당뇨병과 비만을 억제하는 균도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구강청결제 남용이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40~65세 성인 1206명을 3년간 관찰해 발표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하루 2회 이상 구강청결제를 사용한 사람은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49%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구강청결제가 치석과 구취를 유발하는 구강 내 유해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비만, 당뇨병을 억제하는 유익균도 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구강청결제 사용을 하루 1회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구강청결제를 사용할 때에는 착색에도 유의해야 한다. 치약 성분과 일부 구강청결제의 성분이 결합되면 치아를 누렇게 변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착색을 방지하려면 양치질 후 최소 30분이 지나고 나서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구강청결제에는 알코올 성분이 포함돼 있다. 알코올이 청량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알코올 성분은 휘발하면서 수분을 함께 뺏어가 구강을 마르게 하고, 구강 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입이 너무 마르면 오히려 충치와 잇몸병 위험이 커지고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구강이 건조해지기 쉬운 빈혈‧당뇨병 환자와 노인은 하루 1회 이하 사용이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올바른 사용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구강청결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권고한 바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성인이 구강청결제를 사용할 때에는 하루 1~2회 10~15㎖를 입안에 머금고 30초 정도 가글 후 뱉는 것이 권장된다. 사용 후 약 30분간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구강청결제 속의 화학 성분이 입 속에 잔류해 음식물과 함께 섭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치과의사는 “구강이 작으면 10ml, 구강이 크면 15ml 정도”라면서 “가글 후에는 물로 한 번 더 헹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또한 구강 건조증이 있는 사람이나 쉽게 입안이 건조해질 수 있는 노약자들은 알코올이 없는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으며, 제품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그밖에 구강청결제가 칫솔질 대용으로 장기간 사용해선 안 된다고도 경고했다. 구강청결제는 구강 청결과 치아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보조요법이라는 것이다. 치과의사들도 아무리 좋은 구강청결제라도 양치질 대신으로 지속적인 충치 예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하루에 3번 꼼꼼히 양치질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한편, 입안에 상처가 있거나 구강 점막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은 구강청결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구강청결제 사용 후 입안에 발진, 작열감 등 점막 과민반응이 나타나거나 고열, 두통, 구역이 나는 경우에는 의사, 치과의사,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