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유 한 잔이 가져온 기적
[기고]우유 한 잔이 가져온 기적
  • 정용쇠 서울 은평구
  • 승인 2018.06.01 14:29
  • 호수 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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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은 사람이 갖춰야 하는 미덕이다. 친절과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다. 별 거 아닌 친절과 배려는 누군가의 마음을 행복으로 채워준다. 물론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사람은 무언가를 받으면 반드시 이를 갚으려는 경향이 생간다고 한다.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상호성 효과라 부른다. 이 때문에 때로는 ‘우유 한 잔’이 대단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1880년 여름 미국 메릴랜드에서 있었던 일이다. 집집마다 방문해 물건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가난한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노을이 지고 있었지만 그의 주머니에는 10센트짜리 동전 하나밖에 없었다. 그 돈으로는 빵 한 조각도 사먹기 힘들었다.
그는 ‘다음 집에 가서 먹을 것을 좀 달라고 하자’는 마음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어떤 집 앞에 다다른 그는 문을 두드렸고 한 소녀가 그를 맞았다. 조금 전과 달리 부끄러움을 느낀 그는 음식 대신 물 한 잔을 달라고 말했다. 청년이 배고프다는 사실을 눈치챈 소녀는 물 대신 컵에 우유를 가득 담아 대접했다. 
청년은 단숨에 이를 들이켜고 체력을 회복했지만 당장 우유 값이 걱정됐다. 소녀는 또 한번 청년의 속마음을 알아챈 듯 이렇게 말했다.
“우유 값은 필요 없어요. 저의 어머니께서는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서 돈을 받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소녀의 배려에 큰 감동을 받은 청년은 그동안 학비마련이 어려워 포기했던 공부를 재개했다. 낯선 소녀가 베푼 우유 한 잔 덕분에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얻은 것이다.
1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청년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소녀에게 불행이 닥친다. 작은 도시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큰 병에 걸린 것이다. 결국 큰 도시에서 ‘하워드 캘리’라는 유능한 의사를 모셔와 치료에 나선다. 
눈치 챘겠지만 캘리 박사는 소녀가 친절을 베풀었던 그 청년이다. 결국 소녀는 캘리 박사의 정성어린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소녀는 거액의 진료비를 낼 형편이 아니었다. 소녀의 속마음을 모르는지 캘리 박사는 무심하게 청구서를 건넸고 소녀는 떨리는 마음으로 이를 열어본다. 청구서에는 어마어마한 숫자 대신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우유 한 잔으로 이미 결제됐음.”
친절과 배려를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선의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우유 한 잔이 가져올 보다 많은 기적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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