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로당지원본부 선정 우수지회 일본연수기
대한노인회 경로당지원본부 선정 우수지회 일본연수기
  • 정상희 세종시지회 경로부장
  • 승인 2018.06.01 15:17
  • 호수 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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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요양병원은 치매 환자 프라이버시 존중”

대한노인회 경로당지원본부는 2017년 사업평가를 통해 선정된 우수지회를 선정, 총 36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5~18일 3박4일간 일본연수를 실시했다. 정상희 세종시지회 경로부장의 연수기를 게재한다.


대한노인회 경로당지원본부가 지난해 우수기관으로 평가한 지회의 직원들이 일본의 노인요양병원을 방문한 뒤 기념촬영 했다.
대한노인회 경로당지원본부가 지난해 우수기관으로 평가한 지회의 직원들이 일본의 노인요양병원을 방문한 뒤 기념촬영 했다.

무조건 기저귀 채우지 않고 혼자 변기 사용 훈련시켜

일본 방문 이틀째 일행은 세타가와로 이동해 세타가와 구립 기타자와엔과 모리노카제요양노인홈을 찾았다. 일본은 ‘치매’라는 단어 대신 ‘인지증’이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와는 확연하게 다른 케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설 관계자는 “인지증 환자는 케어를 잘 해주면 침착하게 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지증 환자 돌봄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고 변기에 앉아 변을 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요양보호시설 같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이 숙소에 들어가 봐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변기에서 변을 보는 인지증 환자도 시설에 들어가면 기저귀를 착용하게 하는 일이 많다. 이곳은 기저귀를 차고 들어오는 환자에게도 기저귀 대신 배변을 도와주는 기구를 자체 개발해 편하게 변을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비록 환자이지만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뜻에서 혼자 변을 보게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하루에 3.2km를 걷거나 그에 상응하는 운동을 시킨다. 가정에서도 노령자와 동행해 마트나 시장에 간다. 3대가 같이 사는 경우 손자의 손을 잡고 외출하도록 한다. 일본인들은 5세까지는 부모와 손을 잡고 그 후에는 조부모와 손잡고 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매일 1.5ℓ정도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탈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네 번째는 1,500kcal의 식사를 해 기력이 쇠하는 것을 방지한다.

우리나라 요양시설처럼 이곳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술 마시는걸 막지 않는다. 이유를 물었더니 하루는 간을 쉬게 해주는 것이며, 또 다른 이유는 일상과 동일한 생활을 해야 상태가 호전돼 다시 가정으로 복귀했을 때 생활의 간극을 줄이고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뇌경색으로 제대로 못 걷는 노인이라도 걷는 걸 도와주며, 안전하게 넘어지는 연습을 시킨다. 보행이 어려운 노인은 넘어지면 다친다고 무조건 쉬게 하고, 누워있게만 하는 우리나라 요양시설과 다른 점이었다.  

또한, 약에는 부작용이 따른다는 근거에서 약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의사, 간호사, 환자가 상호 충분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환자 본인의 힘으로 병석에서 일어나도록 돕는다. 이것이 노인 요양의 궁극적 의미를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시설 관계자는 “환자의 개인 선택을 존중하며 환자 스스로 하도록 도와주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며 “주민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 기관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불식시키고 편히 쉬고 갈 수 있고 접근이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일행은 점심 식사 후 모리노카제 요양노인홈을 찾았다. 세타가와 구립 기타자와엔과 자매결연한 사이며 이곳 또한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방식의 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건물도 덜 오래됐고 시설이용이 편해보였다.

셋째 날은 지바현에 있는 지바현복지보건국을 방문했다. 이곳 관계자는 빨라지는 고령화 진행 속도에 따라 국가정책을 어떻게 실행하는지를 소개했다. 

이번 일본 연수가 치매(인지증) 케어방법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누구나 치매라면 막연하게 어렵고 힘들고 회복 불가능한 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치매에 걸려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자신의 의지와 가족과 시설, 주변의 적극적 지원이 따른다면 이전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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