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 담배만큼 유해”… 판매 급증에 찬물
식약처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 담배만큼 유해”… 판매 급증에 찬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6.08 13:16
  • 호수 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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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6월 7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발표했다. ‘덜 해로운 담배’라는 이미지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높아져 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담배 업계는 이번 발표가 자사 연구 결과를 재확인한 것으로 새로운 사실이 없다고 반박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자기기를 통해 전용 스틱을 고열로 가열해 발생한 니코틴 증기를 흡입하는 담배의 한 종류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의 특성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전자담배로, 전용 스틱이 궐련형(얇은 종이로 가늘고 길게 말아 놓은 담배)으로 되어 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등이 시판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5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인식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 출시 첫 달 20만갑이었던 판매량이 올해 4월 2810만갑을 기록했다. 
7일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발암물질 함유량은 일반담배의 0.3∼28% 수준이었다.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 담배와 비슷하거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타르 평균 함유량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평균 1.5배, 최대 90배 많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담배 배출물의 찌꺼기와 수분, 니코틴 값을 뺀 나머지 물질을 타르라고 지칭하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에 아직 입증되지 않은 유해물질이 더 많이 들어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인체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WHO는 지난해 10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가 없으며, 유해물질의 감소가 인체 위해도를 감소시킨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 미국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판매되지 않고 있는데, 미국의 식약처(FDA)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담배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줄인다는 필립모리스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이 일반 담배를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그러나 담배 업계는 식약처 발표에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적고 덜 해롭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입장자료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발암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발암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식약처의 분석 결과는 유해물질이 적게 나온다는 자사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복지부가 발표한 노인실태조사 결과, 노인 흡연율은 해마다 감소해 2008년 13.6%에서 2017년 10.2%를 기록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금연하는 노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해 덜 유해한 담배 광고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나, 궐련형 전자담배도 담배의 한 종류일 뿐이다. 유해성 비교를 떠나 모든 담배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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