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석 대한노인회 충남 아산시지회장 “경로당은 ‘보금자리’ 돼야…자나깨나 경로당 활성화만 생각해”
오치석 대한노인회 충남 아산시지회장 “경로당은 ‘보금자리’ 돼야…자나깨나 경로당 활성화만 생각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6.08 13:21
  • 호수 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6개 경로당 쌀 지원은 충남에서 유일… 시 노인복지서비스에 만족  

지하철 1호선 종점 ‘온천 도시’ 아산… 서울·경기 노인들 많이 찾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은 보금자리가 돼야 해요.”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 오치석(82) 아산시지회장은 “경로당은 노인들이 즐겁게 대화하고 같이 밥 먹고 정을 쌓는 장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17년 3월, 지회 수장이 된 후 자나 깨나 경로당 활성화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오 지회장의 열정과 수고 덕분에 아산시지회 516개 경로당의 복지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찾아가는 쉼터’로 변신했다. 아산시 남산로에 위치한 지회회관에서 만나 지회 역점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지회회관이 훌륭하다.

“2012년 낙후된 노인회관을 헐고 새로 지었다. 노인회 단독 건물(연면적 819㎡)로 1층은 지회 사무실, 2층은 노인대학 강의실, 3층은 무료급식식당, 4층은 강당으로 쓴다.”

-아산시지회를 소개해 달라.

“17개 읍·면·동 분회에 516개 경로당이 있다. 아산시 전체 인구 33만여명 중 노인인구는 3만8000여명(11.4%)이며, 노인회원은 2만여명이다. 경로당 시설도 좋은 편이다. 부락의 경로당은 마을회관이기도 해 널찍하며 아파트단지의 경로당도 큼직하게 짓는다.”

1971년 아산군지회로 창립됐다.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1998년 온양시지회와 아산군지회가 통합돼 현재에 이르렀다.

-경로당 회장은 어떤 분들인가.

“요즘 경로당 회장들의 수준이 높다. 전직 교장·교수, 영관급 군 출신, 공공기관 국장 출신들이 많다.”

-아산시는 노인이 살기에 어떤가.

“아산은 이순신 장군 출생지, 맹사성 고택, 외암마을 이 세 가지가 유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온천이다. 전국에서 가장 뜨겁고 성분 좋은 온천수가 설화산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온다. 아산시 노인들은 시 행정과 노인복지서비스에 아주 만족해한다.”

-온천도시에 사는 특혜라면.

“아산시에 주소를 둔 노인 모두에게 무료 목욕이용권(18매)을 드린다.”

오 지회장은 “서울·경기 지역 노인들이 아산시에 몰려온다. 지하철 1호선의 종착역인 아산에 도착해 온천하고 시장에 들러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필품을 사가지고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김용배 사무국장도 “70대 어르신들은 당시 신혼여행지로 이곳 온천을 많이 찾았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젊은 시절 첫날밤을 보낸 여관을 확인하며 삶의 가장 소중했던 시간들을 회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회장 된지 1년 남짓 된다. 

“와서 보니 게이트볼협회가 33개나 되는데 지회장기 대회가 없더라. 아산 시장에게 얘기해 1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제1회 지회장기 게이트볼 대회 및 그라운드골프대회를 작년에 처음 개최해 반응이 뜨거웠다.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밥을 못 드시는 걸 보고 급식도우미를 두었다. 150여개 경로당에 사람을 두어 따뜻한 밥을 지어 드시게 했다. 일자리에도 도움이 됐다.”

오치석 아산시지회장이 직원들과 지회회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했다. 왼쪽부터 황효선 취업센터장, 김용배 사무국장, 조성남 총무부장, 오치석 지회장.
오치석 아산시지회장이 직원들과 지회회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했다. 왼쪽부터 황효선 취업센터장, 김용배 사무국장, 조성남 총무부장, 오치석 지회장.

오 지회장은 이어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안보교육을 올해부터 시행한다. 강원도 철원의 평화전망대, 땅굴, 노동당사 등을 돌아보는 3시간짜리 코스를 다녀오면 안보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사업들을 시행하기 위해 시로부터 7000만~8000만원의 지원을 받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시점에 안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안보를 통해 단합과 화합을 꾀하기 위해서다. 노인 가운데 전쟁터에서 실제로 총알을 맞은 분들도 계시다. 이 나라가 공산국가가 되지 않은 건 이들의 희생과 조국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산시가 노인회에 협조를 잘 해주나 보다.

“시에서 정말 잘해준다. 충남에서 쌀을 지원 받는 곳은 우리뿐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에서 경로당에 매달 쌀(20kg)과 찹쌀(4kg)을 한포씩 지급한다. 내가 복이 많은 사람이다.”

-500개가 넘는 경로당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17개 분회장 회의가 분기마다 열리고 급한 일이 생기면 간담회를 갖는다. 분회와 경로당 연계가 체계적이며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지회 직원들 업무 역량도 뛰어나고 집안어른 모시듯 노인을 섬기며 일을 하고 있다.”

오치석 지회장은 아산 출신이다. 일찍이 봉사활동에 눈을 떠 젊은 시절부터 ‘면책’(면의 책임자)으로 나섰다. 이장, 정당생활을 오래 했다. 배방 바르게살기 회장, 농지개량사업 감사, 지역신문 고문, 게이트볼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배방 농협장(4년)을 지냈다.

-농협장 경험이 지회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IMF가 터졌을 때 농협장을 했다.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열심히 뛴 덕에 아산에서 ‘가장 잘 돌아가는 농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다른 농협에선 직원들 월급조차 주지 못할 때 우리는 보너스 1000%를 지급했으니까.”

-비결은 무언가.

“경영을 잘해 자산을 불렸다. 자금 회수를 정확히 하고 부채를 정리했다. 직원들이 나보고 ‘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지회장 됐다고 하자 우리 아들이 ‘이번에는 좀 살살하시라’고 부탁하기도 했다(웃음).”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배방읍 경로당 회장을 8년 하고 분회장하면서 지회 수석부회장을 겸했다.”

-지회장 선거는 어땠는가.

“경로당을 다 돌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와 밤늦게까지 얼굴 보이고 공약을 알렸다. 제가 좀 과했는지 한 경로당 회장이 ‘아침에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문 열어 달라 보챈다(?)’며 항의전화를 하기도 했다. 경로당 회장 이름도 일일이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여기까지 와서 아산시 노인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사실이다.”

-노인인구 1000만 시대 노인의 역할은.

“우리 지회에 노인자원봉사클럽이 8개가 있다. 모두가 봉사활동에 집중돼 있다. 노인도 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제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철도도우미’ 등 700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젊은이들 교육도 시키고 노인이라고 지원만 받지 말고 도움도 주는 존재가 돼야 한다.”

-중앙회, 연합회와의 유대는.

“농협장 경험을 살려 서로의 상생을 중요시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주고 문제점이 생기면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중앙회장의 유고로 노인회가 복지부의 지원을 더 많이 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 하루속히 정상화가 이루어져 노인회가 더 발전되기를 기원한다.” 

-앞으로 계획은.

“경로당 활성화이다. 노인들을 어떻게 하면 잘해 줄 수 있나 그것만을 생각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