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켜야 할 응급 질환, 심정지 땐 4분이 ‘골든타임’… 뇌경색은 3시간
골든타임 지켜야 할 응급 질환, 심정지 땐 4분이 ‘골든타임’… 뇌경색은 3시간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6.08 14:58
  • 호수 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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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땐 심폐소생술 즉각 시행해야… 자동제세동기 적극 활용을

뇌졸중 발생 시 병원 긴급 이송… 마비‧언어장애 올 땐 병원 찾아야

[백세시대=이영주기자]

골든타임이란 환자의 생(生)과 사(死)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수술과 같은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을 말한다. 심장마비가 올 수 있는 급성심근경색과 부정맥, 뇌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뇌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뇌졸중 등이 골든타임을 지켜야 할 응급 질환으로 분류된다. 이들 질환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장애가 생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질환

•급성심근경색= 급성심근경색은 심장 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3명 중 1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해 심장마비로 이어진 경우 골든타임은 4분이다. 심장에서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심장마비 후 4분만 경과해도 뇌손상이 초래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심정지 발생 후 4분 이내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면 골든타임은 최대 2시간까지 늘어난다. 가슴 한가운데에 조이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등 급성심근경색이 의심되면 우선적으로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하고, 심정지가 발생하면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구급차로 시술이 가능한 병원에 도착한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막힌 혈관을 뚫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혈관을 물리적으로 뚫어주는 시술(경피적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을 수 있다. 

최승운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증을 체해서 생긴 소화기 증상으로 여겨 증상이 좋아지길 기다리다 실제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고령이나 고혈압 등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가 가슴 부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엔 119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정맥= 심장은 신체에서 발생하는 전기적인 신호에 따라 혈액을 내보내는데 이러한 전기적인 신호가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것이 부정맥이다.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며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의 종류도 있으나, 심각한 부정맥이 발생하는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호흡 곤란을 느끼거나, 의식을 잃으면서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부정맥이 심장마비로 이어진 경우 골든타임은 4분이다. 심근경색이 원인이 되어 심정지로 이어진 때와 마찬가지로 4분 이내 심폐소생술이 시행돼야 심각한 뇌손상을 막고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공공기관, 지하철, 공항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는 전기적인 충격을 주어 심장의 정상 리듬을 가져오게 하는 기구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에게 자동제세동기를 시행함으로써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 치료를 도울 수 있다. 

단, 환자 주변에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두 명 이상 있고 자동제세동기가 근처에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동제세동기 사용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심폐소생술이 지속돼야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어서다. 

•뇌졸중=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병원 도착 전 사망률이 높은 반면, 뇌졸중은 내원 전 사망률은 심근경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뇌출혈과 뇌경색은 나타나는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또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말초신경성 어지럼증과 뇌경색에 의한 어지럼증을 구별하기 힘든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적인 신경학적 평가 및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3~6시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전용해술(뇌혈관을 막은 혈전을 녹여 뚫는 치료법)은 3시간~4시간 30분, 동맥혈전 제거술은 6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한다. 병원에 도착해 실제로 시술로 이어지는 경우 시술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할 수 있으므로 병원까지 도착하는 골든타임은 3시간 이내로 더 짧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뇌졸중 환자가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는 50% 미만이다. 어눌한 언어, 얼굴 마비, 편마비가 있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넘어지는 증상 등 뇌졸중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응급실이나 전문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또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경우(일과성 허혈 발작)도 있어 환자 스스로 큰 병이 아닌 것으로 여겨 병원 방문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더 큰 뇌경색의 전조가 될 수도 있으므로 의료진의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최승운 교수는 “뇌출혈의 경우 골든타임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의식변화를 보이거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료를 받은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의식 저하 호흡곤란, 편마비등 확실한 신체 변화를 보이지 않더라도 평소와 다른 흉통, 두통, 시야 이상 등이 생긴 경우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정지 발생 시 응급 처치 요령

심폐소생술은 119에 신고를 하고 구급 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실시한다. 심폐소생술에는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이 있는데, 인공호흡을 정확히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가슴압박만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슴압박만 시행하더라도 심폐소생술을 전혀 하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가슴압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슴의 중앙인 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한 손을 대고, 다른 한 손을 그 위에 포개어 깍지를 낀다. 이후 팔꿈치를 곧게 펴고, 압박 시 체중이 실리도록 팔이 수직이 되게 한 후 가슴을 강하게 반복적으로 누른다. 이때 흉부압박은 5~6cm 깊이로 분당 100회 속도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슴에서 손이 떨어지거나 중간에 압박 부위를 옮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심폐소생술 시행에 자신이 없다면, 응급의료상담원과의 전화 통화를 실시해 지시를 받으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심정지 환자 주변에 자동제세동기가 있는 경우, 제세동기의 도움을 받으면서 심폐소생술을 이어갈 수 있다. 자동제세동기는 패드를 부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두 개의 패드가 구비돼 있는데, 이를 포장지에 그려져 있는 대로 환자의 가슴에 단단히 부착한다. 일반적으로 우측 쇄골 아래쪽과 좌측 유두 바깥쪽 아래 겨드랑이 중앙선에 패드를 부착한다. 이때 환자의 옷은 벗겨야 하며, 패드 부착 부위에 땀이나 기타 이물질이 있으면 제거한 뒤에 패드를 부착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전기가 흐르며 심장에 충격을 가하는 제세동기가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하는 동안 심폐소생술을 잠시 중단하고 환자와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초면 분석이 끝나는데, 심장 충격이 필요한 경우라면 ‘제세동이 필요합니다’라는 음성 또는 화면 지시가 이어진다. 

이후 ‘제세동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음성 또는 화면 지시가 나오면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환자와 떨어지게 한 후 제세동 버튼을 누른다. 제세동을 시행한 뒤에는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자동제세동기는 2분마다 환자의 심전도를 자동으로 분석해 제세동의 필요성을 판단한다. 그러므로 구조자는 환자에게 자동제세동기를 적용한 상태로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거나 환자가 회복되어 깨어날 때까지 심폐소생술과 제세동을 반복해 실시해야 한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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