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변하자 신노인 정책 패러다임
당당하게 변하자 신노인 정책 패러다임
  • 이미정
  • 승인 2008.03.28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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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복지정책 세분화 이뤄져야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문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인 행복 도시’ 심포지엄이 14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서울시와 연세대 생활과학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은 ‘노인문화’ ‘노인건강’ ‘노인의 이혼·재혼 그리고 성’ ‘노인정보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노인문화와 관련, 어르신들이 단순한 문화수용에서 벗어나 문화를 생산하는 ‘실버 컬티즌’(silver cultizen)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고령층의 정보격차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어르신들의 욕구에 따른 정보복지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어르신들이 컴퓨터 교육을 ㅏㅎ느 ㄴ모습.

 

△연극·콘서트·뮤지컬 등 참여영역 넓혀야

노인문화콘텐츠-뮤지컬 ‘러브’를 통한 실버문화콘텐츠 사례 분석

 

앞으로 어르신들이 문화수용뿐만 아니라 문화생산까지 참여하는 ‘실버컬티즌’(실버+컬처+시티즌)으로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윤호진 단국대 교수(연극영화학부)는 ‘뮤지컬 러브를 통한 실버문화 콘텐츠 사례 분석’을 통해 “중장년층의 인구가 늘어나는 현 시점에서 어르신들이 문화수용뿐 아니라 문화생산까지 참여하는 ‘실버 컬티즌’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실버문화콘텐츠는 어르신들의 정서적 불안, 사회적 소외감 등을 해소하고 정신 건강과 활력을 북돋기 위한 노년세대의 문화 및 예술”이라며 “점차 중장년층의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들은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직접 연출을 맡은 ‘러브’의 사례를 통해 최근 실버문화콘텐츠의 방향을 모색했다.


뮤지컬 ‘러브’는 요양원을 무대로 삶의 끝자락에 선 어르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등장인물 19명 가운데 주인공 아들과 간호사를 제외한 17명이 모두 실제 60~70대 어르신들이다. 특히, 러브는 15: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른 어르신들의 뛰어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윤 교수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으나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는 중장년층을 위한 시장 개발이 시급하다”며 “관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와 배우들을 투입시켜 중장년층도 쉽게 공감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연극, 콘서트, 뮤지컬 등 문화콘텐츠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성활동에 대한 긍정적·개방적 인식전환 절실

노인의 성-고령화시대 노인의 성문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한국노인복지진흥재단 홍미령 회장은 이날 ‘고령화시대 노인의 성문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라는 주제를 통해 “부정적으로 치부되고 있는 어르신들의 성문화생활을 위해서는 성인식에 대한 변화뿐만 아니라 올바른 성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 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최근 어르신들을 위한 보건, 의료, 주택, 사회적 서비스 등이 개선 또는 확충되고 있다”며 “하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할 수 있는 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나이가 들어도 성은 삶의 일부이고, 어르신들에게 삶의 활력을 일깨워 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어르신들의 긍정적인 성생활에 대한 과제와 대안을 제시했다. 


홍 회장은 “노인의 성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부정적 인식에 대한 변화”라며 “어르신 스스로도 성활동에 대해 긍정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자녀들 또한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또 “어르신들이 성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복지관이나 노인대학 등에서 어르신들의 성교육 기획을 확대해야 한다”며 “어르신들께 다양한 성 교육을 통해 음성적인 성활동에 다른 경제·정신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르신들의 성문제를 상담해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기관의 활성화나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재혼관련 문제를 상담해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 상담소 설치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인터넷, 여가·취미활동 욕구 높이는 촉매
노인정보화-고령층의 정보 격차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보정책 방향

 

고령층의 정보격차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어르신들의 욕구에 따른 정보복지정책이 우선되는 한편 정부중심의 정책에서 정부-기업-시민사회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이종 서울대 교수(사회학과)는 “고령층의 정보복지정책은 이들의 다양한 사회여건과 그에 따른 욕구에 상응해 보다 세분화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고령층 정보화상위집단이 정보검색을 이용하는 경우 75.5%가 ‘교통수단을 이용해 장소를 찾아갈 때’라고 답했고, 70%는 ‘여가·취미 관련 정보가 필요하거나 관련서비스를 이용할 때’라고 응답했다. 62.6%는 ‘건강관련 정보나 병원 등을 찾을 때’라고 답해 상당한 수준의 정보활용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 교수는 “고령자 가운데 정보화 상위그룹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보검색, 제품탐색, 예약·예매, 의사소통, 사회참여 커뮤니티 활동 등에서는 눈에 띄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었다”며 “인터넷을 이용하고 난 뒤 어르신들의 정보 습득이나 여가·취미 활동의 욕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어르신들의 욕구에 따른 정보복지정책뿐 아니라 정책시행 주체를 정부중심에서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협력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잘 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또 민간기업과 시민단체가 역할분담을 한다면 정책적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노인 10명 중 4명, “운동하고파”
문화적 욕구조사 결과

 

서울에 사는 어르신과 예비 어르신 10명 가운데 4명은 운동을 비롯한 건강 활동을 즐기면서 노후를 보내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혜정 연세대 교수(아동가족학과)가 지난 2월 19일~3월 3일까지 서울시 거주 54~79세 중고령 어르신 1000여명을 대상으로 노인 문화욕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노후에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어르신들은 운동 등 건강활동(38.4%)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취미 및 문화생활(28.4%), 취직(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노인을 위한 서울시 문화체육행사가 충분한가’라고 묻자 절반 이상(61.8%)이 ‘부족한 편’이라고 답했으며 ‘충분한 편’이라는 응답은 38.2%에 그쳤다.


서울시가 개발·보급하기를 바라는 노인 문화생활에 대해서는 ‘전통 문화행사’가 31.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대중가요 콘서트(22.9%), 영화(11.3%), 운동경기(8.3%) 등을 꼽았다.


어르신들은 서울이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일자리 마련 등 경제 개선’(36%)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노인성 질환의 예방·치료’(22%),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활동(13.8%), 노년기 문화생활 지원(9.2%) 등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한 우선 추진희망 사업은 노인운동프로그램 개발(17.6%), 지역 내 스포츠센터 무료이용(15.6%), 자기개발학습(14.8%), 노후설계·지원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 운영(14.4%), 실버타운형 주택건설(5.6%), 노인전용 대중매체 개설(4.4%) 등을 들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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