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규 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장 “회원들이 기금 모아 지회 회관 짓는 것 본 적 있나요”
전대규 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장 “회원들이 기금 모아 지회 회관 짓는 것 본 적 있나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6.15 11:32
  • 호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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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궁 실력 최고…노인지원재단 이사장배 단체상·개인상 휩쓸어 

노후 경로당 시설 현대화…시 지원 받아 매년 10개소 이상 개·보수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충남연합회 공주시지회 앞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궁을 제일 잘 하는 지회, 제1회 전국 노인건강 대축제를 유치한 지회, 노노케어 시범사업 지회 등이 그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중앙회가 펼치는 사업마다 최고의 평가를 받아온 지회로도 이름이 높다. 경로당활성화 우수단체상을 2회(2012, 2015년) 수상했는가 하면 북핵폐기 서명운동 최우수단체로 상금 500만원을 받았으며 노인 인공관절무릎수술 우수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대규 (76)공주시지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인의 날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전 지회장을 만나 그간 기울여온 노력과 남다른 지회운영을 들었다.

-한궁을 잘 하게 된 배경은.

“2012년부터 1년간 시의 지원을 받아 전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했다. 우리가 채점표를 만들어 경로당에 내려 보내면 회원들이 점수를 기록하며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게 양손을 쓰며 서서 하는 게임이라 노인에게 적당한 운동이 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실력인가.

“지난 6월 7일 대전에서 개최한 노인지원재단 이사장배 전국한궁대회에서 단체상, 개인상을 수상했다. 충남은 물론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수차례 했다.”

공주시지회의 그라운드골프 실력도 충남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공주시를 소개해 달라.

“백제의 수도로서 공산성, 송산리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인 도시이다. 인재도 많이 배출됐다. 박찬호, 박세리, 평창동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이 이곳 출신이다. 산수가 좋아서인지 충남에서 요양병원이 가장 많다.”

-노인 현황은.

“시 인구 10만9000여명 중 노인이 2만5000여명(23.2%)이다. 회원은 1만7000여명. 16개 분회에 415개 경로당, 3개 노인대학을 두었다.”

-특별하게 운영하는 경로당이라면.

“행복나눔경로당과 행복경로당이 있다. 전자는 고독사 등을 방지하기 위해 독거노인들이 함께 숙식하며 공동생활 하도록 시설을 개보수한 경로당이다. 5~6명이 함께 지낸다. 어르신들이 낮에는 자기 집에 다녀오기도 한다. 후자는 면 단위에 설치한 거점경로당으로 일반 경로당보다 프로그램 지원이 많다. 시에서 협조를 해준다.”

전 지회장은 “독거노인 행복빌라(원룸형)를 요소요소 건립해 공동취사를 비롯,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어르신들 복지증진에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회장 연임이다. 역점을 둔 사업은.

“2004년 사무국장으로 처음 지회에 와서 보니 노후화 돼 비가 새거나 외부에 화장실이 있는 등 생활에 불편한 경로당들이 많았다. 시의 지원을 받아 일년에 10개 이상씩 고쳐나갔다. 이제는 화장실이 밖에 있는 경로당은 거의 없다.”

-당시 지회는 어땠는가.

“지회장과 사무국장, 직원 셋이서 일반 단체 모임처럼 운영하고 있더라. 시에서 하는 일자리 사업을 모두 위탁 받아 지회가 관장했다. 지회 위치조차 몰랐던 회원들이 지회를 찾아오면서 관계망이 형성되고 활성화가 되더라. 제가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일자리이다. 재능나눔 520명을 비롯해 한해 1200여명에게 15억원을 지원한다.”

-노노케어 시범사업은 어땠는가.

“지회는 중앙회로부터 5000만원을 지원받아 노노케어 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공주 경찰서의 통계에 따르면 1년 사이에 공주의 노인자살이 36명에서 15명이 줄었다. 그런 결과를 보고받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하면서 지금과 같은 전국적 규모의 재능나눔활동사업이 된 것이다.” 

-지회장 선거 공약 중 이루지 못한 것은.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들에게 활동비를 주겠다는 공약을 실현하지 못해 그 점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조례를 만들어 시에다 전달했지만 법적인 문제에 걸려 의회에서 가결되지 못했다. 대신 다른 방법으로 그분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노인회관 건립 계획은.

“지회 자체 건물이 없어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관을 마련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사회, 총회 의결을 거쳐 부지 구입비를 모금하기로 결정했다.”

전대규 지회장과 직원들이 지회 회관 앞에서 한궁을 에워싸고 기념촬영했다. 왼쪽에서 세 번째가 박공규 사무국장.
전대규 지회장과 직원들이 지회 회관 앞에서 한궁을 에워싸고 기념촬영했다. 왼쪽에서 세 번째가 박공규 사무국장.

전 지회장은 회관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을 대상으로 기금을 모았다. 회원 당 1만3000원씩 5억여원을 모금해 교동에 200평 남짓 되는 부지를 마련했다. 시에 건축을 의뢰하자 시는 기부채납의 조건으로 승낙했고 현재 설계에 들어갔다. 전 지회장은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내년 하반기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자체 회관이 생긴다”며 “노인회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해 회관을 짓는 지회는 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지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우리 지회는 단합과 화합이 아주 잘 된다. 이런 경우도 있다. 공주에 기차가 들어온 건 최근 일이다. 어르신들 대부분이 기차를 타본 경험이 적다. 그래서 각자 회비를 내 지회 임원 등 430여명이 열차 6량에 나눠 타고 경북 영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배석했던 박공규 사무국장이 “지난 3월에는 희망하는 회원들과 지회 임원들 178명이 36만원씩 회비를 걷어 3박 4일간 제주도를 다녀왔다. 우리 지회는 공무원 조직처럼 위에서 아래로 일사분란하게 잘 돌아간다”며 웃었다.

공주 출신의 전대규 지회장은 예비역 중령이다. 간부후보생 훈련을 받고 소위로 임관했다. 백마부대 소속으로 월남에도 다녀왔다. 대학 학군단 교수부장 등을 지내다 전역 후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사무국장(7년)을 거쳐 2012년 지회장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다. 2016년 4월 재선에 성공해 현재에 이르렀다.

-군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월남전에서 일이다. 사단 전체 병력이 혼바산에서 백마1호 작전을 펼쳤다. 당시 소위로서 소대 병력을 이끌며 위험한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충무무공훈장을 2회 타기도 했다”

-월남 패망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17도선을 경계로 남쪽에 사는 월남인들도 월맹군 지도자 호치민을 미워하지 않았다. 가족 중에도 큰형은 정부군, 둘째·셋째는 베트콩이다. 산을 점령한 베트콩이 밤에 민가로 내려와 식량을 달라고 하면 주는 식인데 어쩌겠는가. 제가 보기에도 지는 싸움이었다.”

-어떤 노인이 돼야 하는가.

“중앙회 슬로건이 어른다운 노인이다. 이 말의 핵심은 존경 받는 노인이다. 솔선수범해 아들·딸·손자에게 본을 받는 노인이 돼야 한다. 몸은 비록 약할망정 정신만큼은 정의롭고 당당하게 지니고 사회활동하자는 얘기다.” 

-지면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국가의 예산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 무언가 늘 생각한다. 복지부 산하의 한 노인기관이 예산 규모에 비해 역할이 미비하다는 걸 느낀다. 대한노인회가 그 일을 맡아 한다면 지금 예산의 3분의1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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