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서로
이어지고 이어지고
얽히고 설키어
아름다움을 만들었습니다
양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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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전생 인연이 삼천 번은 있어야 현생에서 옷깃을 스칠 수 있을 정도의 인연이 맺어진다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서로 알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가. 무심하게 아무렇게나 이어붙이고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조형물일지라도 서로 한 덩어리가 되어 아름다운 형체를 갖추고 있듯이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맺어온 인연들 또한 알고 보면 너무나 오랫동안 맺어진 관계라는 것을 이 디카시 한 편이 강렬하게 보여준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가족부터 한 번 더 돌아보고 챙겨보자. 그리고 내 친척, 내 이웃, 내가 알고 있는 친구, 나를 알고 있는 지인들까지 얼마나 귀한 인연으로 얽혀있는지 돌아보고 귀하게 여기자.
백 마디 말로 인연에 대해 설명한들 이보다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촌철살인이 디카시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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