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선봉에 서는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경로당을 치매예방의 본거지로’
치매국가책임제 선봉에 서는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경로당을 치매예방의 본거지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6.15 13:52
  • 호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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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치매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실현에 선봉에 서고 있다. 사진은 충북연합회 단양군지회에서 활동하는 행복리더들이 소속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예방활동을 하는 모습.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치매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실현에 선봉에 서고 있다. 사진은 충북연합회 단양군지회에서 활동하는 행복리더들이 소속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예방활동을 하는 모습.

충북연합회, 소속 경로당 치매예방 활동 돕는 행복리더 100명 양성

경기 용인시, 치매안심마을 활용… 전남 화순군 치매이동상담실 운영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충북 보은군 보은읍 종곡리에 사는 이용철(91‧가명) 어르신은 3년 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했다. 삶의 낙이었던 경로당 가는 일이 어려워졌고 급기야 지난해 말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그러던 이 어르신이 최근 웃음을 되찾았다. 충북연합회가 치매안심경로당을 만들기 위해 양성한 행복리더 김정숙(69) 씨와 함께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하면서 치매 진행이 늦춰진 것이다. 김 씨는 “행복리더는 경로당 회원을 대상으로 치매예방 활동만 하면 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이 어르신을 위해 방문 봉사를 하게 됐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동네 어르신들이 정신건강을 오래도록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로당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치매국가책임제 실현의 선봉에 서고 있다. 경로당을 활용한 다양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일명 ‘치매안심경로당’ 조성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해 전국의 252개 시‧군‧구 보건소에 사업을 총괄하는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했다. 이후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등 전문 인력을 배치해 치매예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구조 상 어르신들이 직접 보건소를 찾지 않으면 치매 관리가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경로당 카드다.

현재 경로당을 활용한 예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회장 김광홍)의 ‘행복리더’다. 충북연합회는 지난해 12월 충북도와 MOU를 맺고 치매예방본부 발족하고 경로당광역지원센터를 내세워 ‘치매안심 경로당 만들기’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치매 인프라 구축, 효율적인 치매관리, 치매예방교육, 인식개선 및 홍보 등 4개 영역으로 나누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부터 관내 3330개소 경로당에 9988행복나누미를 파견해 ‘치매예방수칙 3-3-3’, ‘치매예방운동법’을 보급하고 주1회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이미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충북연합회는 올 3월 새롭게 행복리더를 양성했다. 

‘치매예방은 경로당 어르신들 스스로 앞장서자’라는 슬로건으로 60~70대 초반으로 구성된 100인의 행복리더를 양성하고 충북광역치매센터에서 개발한 기억지키미 워크북 800여권과 치매예방체조를 담은 USB(소형 이동식 메모리) 100개를 지원받아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김정숙 씨를 비롯한 행복리더들은 자신이 소속된 경로당에서 어르신 인지확인, 기억담기, 건강 체조등 치매예방 활동을 8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 행복리더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치매 악화로 인해 경로당을 찾지 못하는 회원들까지 돌보고 있다.  

단양 덕운곡2리경로당 행복리더 신봉희 씨는 “어르신들이 치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 이야기 자체를 꺼려하지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행복리더에게는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충북연합회 경로당광역센터에서는 이후 사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프로그램 참여자를 중심으로 사전‧사후검사를 실시하며 성과를 분석해 추후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김광홍 충북연합회장은 “치매발병을 5년 늦추면 10년 후 치매증가 속도가 50% 감소한다”며 “어르신들이 가장 애용하는 경로당을 치매예방의 본거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치매안심마을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경기 용인시가 대표적이다. 용인시는 치매환자와 가족이 행복하게 생활하도록 배려하는 치매안심마을인 ‘기억 품은 마을(이하 기품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신봉동과 포곡읍 두 곳에 조성된 ‘기품마을‘은 치매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 지역 중심의 통합적인 치매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핵심이 경로당을 이용한 치매예방 활동이다. 신봉동과 포곡읍 내 경로당을 대상으로 치매예방관리를 위한 건강생활실천강좌를 제공하고 사람 이름, 중요한 숫자, 물건 목록 등을 떠올리는 기억훈련을 비롯해 치매타파 댄스, 뇌신경 체조,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사 습관 등을 집중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다.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 치매이동상담실 운영도 효과를 보고 있다. 전남 화순군은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올초부터 화순읍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읍면지역의 만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치매이동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50곳의 경로당을 방문해 700여명을 대상으로 치매조기검진 및 예방교육을 했다.

치매조기검진에 참여한 주민들은 치매검사를 받으려면 보건지소로 나가야하는데, 직원들이 경로당까지 찾아와 치매검사, 예방교육, 예방체조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평받고 있다. 화순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DB를 구축해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치매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경로당을 직접 찾아 어르신들의 치매를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치매조기검진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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