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70년 적대관계 넘어 악수
북미 정상, 70년 적대관계 넘어 악수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8.06.15 16:23
  • 호수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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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서 ‘완전한 비핵화’ 등 4개항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 도착해 악수를 나눈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 도착해 악수를 나눈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 약속”… 전쟁포로 유해 송환 합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합의는 못해

트럼프, 기자회견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하겠다” 선언해 큰 파문

[백세시대=조종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첫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과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을 교환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송환·수습 등 4개항에 합의했음을 발표했다(공동성명 전문은 본지 홈페이지 게재). 

세계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비핵화와 관련,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인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및 합의서 서명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약속했다”면서 “많은 사람을 투입해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역사적인 북미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면서 “6월 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엔 미국이 합의문에 담기 위해 줄곧 노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내용이 빠진 채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는 데 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족할만한 결과”란 자평과 문 대통령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언론과 북핵 전문가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뒤 연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과 군사훈련을 했다. 우리는 그걸 워 게임(war games, 전쟁연습)이라고 부른다”면서 “그것은 엄청나게 비싼 훈련”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동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한미군에 대해서도 지금은 논의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나는 (한국에서) 우리 병사들을 빼내 고향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다분히 미국의 여론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트럼프는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말들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이에 따라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6·25 전쟁 발발 이후 68년간 이어온 양국 간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중대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비핵화와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한·미 간 균열의 소지를 안겼다는 비판을 듣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확대정상회담을 잇따라 갖고 오찬까지 함께했다. 

양국 정상은 오전 10시 16분(한국시간)께부터 10시 52분까지 약 36분간 단독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곧이어 배석자들이 함께 하는 확대정상회담에 돌입, 1시간 40분간 진행했으며 낮 11시 34분께 회담을 종료했다. 이로써 두 정상의 담판은 약 140분간 가량 진행됐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북한 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확대정상회담이 진행된 업무오찬에는 미국 측에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북미 사전 실무협상을 주도한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추가로 배석했다.

이날 첫 만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통이 넓은 검은색 바지에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한 붉은색 넥타이에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은 정장 차림으로 시종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합의서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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