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에서 못 깨어날까 걱정이라는데…
마취에서 못 깨어날까 걱정이라는데…
  • 임경준 조선의대 마취통증의학과
  • 승인 2018.06.22 14:38
  • 호수 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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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67]

“선생님, 나이 든 사람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죽는다던데, 못 깨어나면 어떻게 하죠?”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마취다. 통증 때문에 마취를 안 할 수 없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될까 봐 병보다 마취에 대한 걱정을 더 하게 된다.  
마취란 전신 또는 특정부위를 의식과 감각, 운동 및 반사행동이 없는 상태로 유지시키는 진료 행위를 말한다. 크게 전신마취, 부위마취 및 국소마취로 나눌 수 있다. 
전신마취란 말 그대로 온몸을 마취하는 것으로 마취제를 투여해 중추신경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의식이나 전신적인 지각이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전신마취는 흡입마취제나 정맥마취제를 사용해 이루어지는데 불필요한 반사기능을 차단시키고, 근육이완제로 근육을 이완시켜 수술하는 데 가장 좋은 생리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전신마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마취기, 말초동맥의 산소포화도, 심전도, 혈압감시장치, 환자 호흡의 적절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스 분석기 등의 의료기기를 사용해 환자의 상태를 감시한다. 
부위마취는 하반신이나 팔 혹은 다리 등 신체의 일부를 마취하는 것으로 척수강 내, 경막외강 내 또는 신경 주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해 통증을 없애고 운동 및 반사기능을 차단하게 된다. 국소마취는 환자의 의식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 전신마취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최근에는 치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에서 이루어지는 일부 시술이나 수술, 또는 내시경 진단과 시술에 있어 ‘수면마취’ 혹은 ‘진정 마취’라 불리는 마취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얕은 수준의 전신마취라 할 수 있으며 정맥주사를 통해 정맥마취제, 진정제, 진통제를 투여함으로써 시술 동안 환자의 불안감을 없애고 움직임을 최소화해 통증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수술 후 깨어나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일부 환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과거에는 그런 경우가 가끔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이 많이 발달해 마취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마취 진료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또한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는 마취약제가 개발됐고 수많은 장비들을 동원해 마취 중 환자의 상태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있다.
마취 전문의는 수술 전 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뿐 아니라 수술 중 최적의 신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맞춤형 진료를 하며 환자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때문에 환자가 위중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수술 받는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경우라면 마취제만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위험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수술과 마취를 앞두고 있는 환자들은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자신이 치료받고 있는 모든 질환에 대한 정보와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담당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약물이 조절되지 않거나 임의로 약물을 복용할 경우 수술 중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술이 예정되면 수술 전 일정기간 반드시 금식을 해야 하는데, 이는 수술 전후 구토로 인해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식에 대한 지침을 잘 따라야 하며, 평소 특정한 물질, 약제 혹은 음식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그 사실을 반드시 마취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과거에 전신마취를 받았는데 좋지 않은 과거력이 있거나, 가족 중 전신마취 후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에도 반드시 마취의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마취는 안전한 시술이기는 하지만 모든 치료가 그러하듯이 마취나 수술 중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수술이나 마취를 두려워할 게 아니라 자신이 지켜야 할 점들을 반드시 지켜 수술을 받도록 하자.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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