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도 즐겨 볼만한 교양 만화 쏟아져
어르신들도 즐겨 볼만한 교양 만화 쏟아져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6.22 15:23
  • 호수 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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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부터 조선 야사까지… 만화로 보니 쉽고 더 재미
7500만권을 판매한 ‘Why?’ 시리즈(위)와 박시백의 ‘35년’.
7500만권을 판매한 ‘Why?’ 시리즈(위)와 박시백의 ‘35년’.

Why? 시리즈 인물‧과학 등 각종 상식 담아…   35년  항일투쟁 시선서 일제강점기 다뤄 

맹꽁이 시리즈 고려‧조선시대 숨겨진 야사…   오리진 시리즈 세상 모든 것들의 기원 쫓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 오산에 거주하는 서태순(67) 씨는 최근 예림당에서 발간한 ‘Why(와이)?’ 시리즈를 읽는 재미에 빠졌다. 초등학생 손주가 어질러 놓은 책을 정리하다 우연히 보게 된 ‘와이’ 시리즈를 통해 한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와 각종 교양 상식까지 익히게 된 것이다. 책으로 보면 어려웠던 내용을 그림과 함께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해 놓아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서 씨는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핵심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해 노인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만화는 백해무익하다’는 편견을 뒤집고 방대한 정보와 함께 재미를 전달하는 일명 ‘교양 만화’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교양만화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를 비롯해 누적 판매량만 7500만권을 돌파한 ‘와이’ 시리즈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고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와 조선왕조실록으로 유명한 박시백 작가의 신작 등이 쏟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7500만권 판매한 ‘Why? 시리즈’

‘Why? 시리즈’는 과학·한국사·세계사·인문사회교양·인물탐구·인문고전·수학 등 교과 과정과 밀접한 7개 분야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식을 전해주는 학습 만화다. 2003년 중국, 대만에 저작권 수출을 시작으로 13개 언어로 번역돼 50여국에 소개되면서 출판계 한류를 이끌고 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철학, 문학, 언어학, 종교학, 예술 등의 인문학을 중심으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상식과 교양 분야의 다양한 주제를 다뤄 지(知)와 덕(德)이 조화를 이룬 균형 잡힌 교양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다. 

대표적으로 ‘Why? 과학 시리즈’는 TV와 인터넷 등에 익숙한 영상 세대의 취향에 맞게 감각적인 만화기법을 도입했다.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정밀한 일러스트와 사진자료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18년에 걸쳐 84권을 펴냈다.

◇일제강점기 역사 다룬 ‘35년’

조선시대의 흐름이 아직 헷갈린다면, 조선왕조의 공식 기록을 충실하게 만화로 재현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볼 만하다. 실록의 내용을 재현하면서도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실록이 작성됐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함께 들어가 있어 쉽게 조선시대를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적 인물임에도 만화 캐릭터로서도 매력이 넘치는 주인공들도 볼거리다. 

또 박시백 작가가 지난 3월 출간한 일제 강점기를 다룬 ‘35년’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에 강제 병합된 1910년부터 1945년 광복까지 친일부역의 역사뿐만 아니라 치열한 항일투쟁의 역사를 다뤘다. 35년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많은 역사적 쟁점 중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이해하기 쉽게 그려냈다.

◇조선 야사 다룬 ‘맹꽁이’ 시리즈

조선시대 야사(野史)에는 현실과 픽션이 뒤섞인 듯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종종 드라마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데,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은 야담집 ‘어우야담’의 인어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이러한 야사를 풀어낸 대표적인 교양 만화가 현재도 초등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윤승운의 ‘맹꽁이 서당’과 ‘맹꽁이 인물열전’ 시리즈다.

특유의 명랑만화 그림체에 구수한 해학, 다채로운 역사적 사실, 한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까지 합쳐져 있다. 고려와 조선의 통사를 훑고 싶다면 ‘맹꽁이 서당’을, 인물 야사에 흥미가 있다면 ‘인물열전’이 취향에 맞다. 일반 역사서에는 없는 조상들의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야사는 TV 예능프로그램보다 흥미진진하다.

◇모든 것의 기원 추적한 ‘오리진’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의 신작 ‘오리진’.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의 신작 ‘오리진’.

또 주목받는 교양 만화로는 윤태호 작가의 ‘오리진’이 있다. ‘미생’, ‘인천상륙작전’ 등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작품들을 선보여 온 윤 작가는 철저하고 방대한 자료 조사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어떻게 하면 딱딱하고 어려운 지식을 자기만의 교양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기획한 것이 바로 ‘오리진’이다.

단어는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사물, 제도, 문명, 사상 등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찾아가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책으로 총 100권을 발간을 목표로 인류학‧과학‧경제학 등 주제를 다룬다. 

1권 ‘보온’, 2권 ‘에티켓’, 3권 ‘화폐’ 등 현재 3권까지 출간됐다. 이미 정해진 정답을 전달하는 여타 교양 만화와 달리 각 권의 주제를 두고 질문과 메시지를 던지며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둔다는 점도 독특하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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