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청솔노인복지관 ‘세상과 사랑을 잇(IT)는 노리터’ 교육 현장 가보니...
SK청솔노인복지관 ‘세상과 사랑을 잇(IT)는 노리터’ 교육 현장 가보니...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6.22 15:38
  • 호수 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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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능력 키워 시민기자 되겠다는 독거어르신
SK청솔노인복지관 등 4개 기관에서 진행하는 '세상과 사랑을 잇(IT)는 노리터' 사업이 IT 교육을 통한 독거노인의 정보격차를 줄여주고 고립감을 해소시켜주며 호평받고 있다. 사진은 SK청솔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 기초교육을 받는 어르신들.
SK청솔노인복지관 등 4개 기관에서 진행하는 '세상과 사랑을 잇(IT)는 노리터' 사업이 IT 교육을 통한 독거노인의 정보격차를 줄여주고 고립감을 해소시켜주며 호평받고 있다. 사진은 SK청솔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 기초교육을 받는 어르신들.

2014년부터 시작, 올해 4곳서 시행… 정보격차‧고립감 해소 효과

배운 것 활용 유도… 자조모임 통해 친구 사귀고 봉사활동도 나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키보드 다루는 게 능숙해져서 빨리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싶어요.”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구자룡(74) 어르신은 최근 컴퓨터 삼매경에 빠졌다. 평소 IT기기를 다루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만 선뜻 배우기 힘들어 그간 손을 놓고 있다가 SK청솔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세상과 사랑을 잇(IT)는 노리터’ 수업 덕분에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함께 컴퓨터를 배우며 친구들도 사귀었고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불과 몇 개 월 전만해도 집안에만 머물렀던 독거노인 구 어르신에게 놀라운 변화가 벌어진 것이다. 구 어르신은 “배운 것을 활용해 기사를 써 많은 사람에게 마을 소식과 함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SDS,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손잡고 진행하는 ‘세상과 사랑을 잇(IT)는 노리터’(이하 IT노리터)사업이 독거 및 저소득층 어르신의 정보격차 해소와 함께 고립감 극복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처음 시작된 사업으로 올해에는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경기 수원시 SK청솔노인복지관, 포천시노인복지관, 대전동구노인종합복지관, 충북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등 4곳이 선정됐다. 선정된 기관들은 1800여만원을 지원받아 컴퓨터 등 IT기기를 구입해 교육환경을 구축한 후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해 지난달부터 독거노인 및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섰다. 

SK청솔노인복지관의 경우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진행되는 컴퓨터 기초교육을 비롯 스마트폰 활용교육, 동영상 제작, 로봇 활용 치매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IT노리터 사업은 단순히 IT 활용능력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집안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강한 독거노인을 세상으로 끌어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독거노인 대상 사업은 고독사를 예방하는 안전 확인 측면에 중점을 뒀다. 도시락과 밑반찬을 배달하거나 안부전화를 하는 등 단순 돌봄에 그쳤다. 

하지만 IT노리터 사업은 어르신들이 자립심을 회복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SK청솔노인복지관은 이를 위해 참여 어르신들이 시민기자로 거듭날 수 있게 전체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즉, 컴퓨터 기초교육을 통해 기사 작성에 필요한 오피스 프로그램 운영과 타자 능력을 향상시키고 스마트폰 활용교육으로 사진 촬영법 등을 익히도록 한 것이다. 또 글쓰기가 생소한 어르신들을 위한 기사작성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진행된 교육에서 구 어르신을 비롯한 20여명의 어르신은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교육이 진행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교육을 쉽게 따라가진 못했다. 마우스 ‘우클릭’을 통한 사진 저장 등 젊은 사람들에겐 10초도 안 걸릴 일을 몇 분간 하지 못해 끙끙 앓기도 했다. 다소 느리긴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컴퓨터에 매달렸고 결국 모든 어르신들이 사진 저장법을 습득했다.

김진수(가명‧79) 어르신은 “인터넷 아이콘을 클릭해 기사 정도는 읽을 수 있었지만 그 외엔 전혀 활용법을 몰랐다”면서 “교육을 통해 하나둘 배우면서 자신감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업의 핵심은 자조모임이다. 어르신들 스스로 수업이 끝난 뒤 복습으로 미비했던 점을 대화를 통해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친밀도를 높였다. 또 어르신들은 자발적으로 향후 시민기자로 활동할 때에 무엇을 취재할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 교육효과도 높였다.  

컴퓨터 기초교육의 반환점을 넘기는 오는 9월부터 참여 어르신들은 실제 시민기자단 활동에 들어간다. 

또 복지관 홍보 동영상 제작을 병행해 IT활용 능력도 꾸준히 향상시키고 향후 실버IT강사로 활동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단순히 교육하는데 그치지 않고 배운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립감에서 벗어나고 세상과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사진=조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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