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硏, 전통의학 ‘비방서’ 11종 완역 한글본 발간
한의학硏, 전통의학 ‘비방서’ 11종 완역 한글본 발간
  • 이미정
  • 승인 2008.03.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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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경험방’(四醫經驗方) 등 수백 년 전부터 우리나라 민간에서 독자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했던 각종 한의학 ‘비방’들을 알기 쉽게 한글본으로 엮은 책이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형주)은 조선 중기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사의경험방’과 ‘의방합부’(醫方合部) 등 우리나라 전통의학 고전국역총서 11종 12책을 발간했다고 최근 밝혔다.


‘사의경험방’은 조선 인조 말에서 효종에 걸쳐 명의로 이름을 날린 이석간, 채득기, 박 염, 허 임 등 4명이 남긴 임상 경험처방을 한곳에 모아 병증별로 분류해 재편한 것이다.


‘의방합부’는 조선후기 각종 경험방 서적과 급할 때 처방하는 구급의학의 대표서적인 ‘촌가구급방’ 등 실용적인 관점에서 저술한 의학서적으로 필자는 미상이다.


고전 국역총서 편찬은 한의학연구원이 5년 동안 진행하는 ‘전통의 과학 지식자료 현대화’ 과제 첫 사업의 결과로 지난 한 해 동안 연구를 벌인 결과물이다.


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계에서 번역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던 각종 민간 비방에 대해 그동안 조사활동을 벌여왔으며 1단계 사업으로 △사의경험방 △의가필용 △양무신편 △의방합부 1, 2 △요략 △주촌신방 △수세비결 1, 2 △단곡경험방 1, 2 △의본 △별초단방 △연소천지문답 등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경험 의학 서적을 연구했다.


‘경험의학’이란 한의사가 임상에서 경험을 통해 취득한 다양한 형태의 질병 치료 기술을 말하며, 한의학은 서양의학과는 달리 수천년 동안 인체에 적용하면서 축적된 임상기술을 기반으로 인체를 치료하는 경험의학이다.


이번에 발간한 ‘전통의학 고전국역총서’는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의학만의 특이한 처방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중국과의 차별성 등 독자적으로 발전했던 한의학의 면모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민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처방 또는 치료기술이 담긴 책이나 난치성 질환에 대한 임상경험에 상세한 주석까지 곁들여 있는 서적들이 있어 신약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의과학 지식자료 현대화 사업은 모두 5년 동안 진행되며, 2년째 접어든 올해는 한국의 주요 법의학서 중 하나인 ‘검요’와 혜강 최한기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신기천험’ 등 학계에서의 번역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주요 한의학 서적을 번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과시술과 관련된 최고의 서적으로, 지난해 한의학연구원이 중국에서 최초로 발굴한 ‘치종지남’이 번역대상에 포함돼 있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오는 2009년에는 행군 도중 탈진했을 때 응급 처치할 수 있는 처방을 포함해 병영에서 활용됐던 의학 서적, 수의학 관련 서적 등이 번역에 포함될 예정이다.


한의학연구원 안상우 박사(학술정보부장)는 “이번에 발간된 총서는 민간이나 임상에서도 바로 적용이 가능한 치료기술이 담긴 의서가 중심이며 한의계 등에서 지속적으로 번역의 필요성이 제기된 서적”이라며 “5년간 약 50여권의 주요서적이 출간을 마치게 되면 한국 한의학의 알려지지 않은 면모가 뚜렷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입 문의 : 한국한의학연구원(042-868-9441)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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