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만 바꿔도 건강수명 연장
식습관만 바꿔도 건강수명 연장
  • 임현술 동국의대 예방의학과
  • 승인 2018.06.29 14:00
  • 호수 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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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68]

‘건강과 젊음은 그것을 잃고 난 뒤에야 고마움을 알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과 ‘건강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치료를 받는다. 그들에게 ‘건강을 되찾는 일’은 ‘삶을 되찾는 일’이요, 더 나아가 ‘위협받는 행복을 붙잡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이라고 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고 신체가 편안한 상태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몸이 건강하다고 해도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변의 수많은 사건 사고를 통해 알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건강이란 몸과 정신이 동시에 건강할 때에만 비로소 주어지는 축복임을 깨닫게 된다. 

한국의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한국에서도 유명인이 된 호주인 닉 부이치치는 태어날 때부터 팔, 다리가 없었다. 여덟 살 나이에 자살을 결심했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삶의 용기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자신 앞에 놓인 한계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가능성에 의미를 두고 끝없이 도전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전 세계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가슴 뭉클한 감동을 통해 가르치는 행복 전도사로 살고 있다. 
이런 그를 팔, 다리가 없다고 해서 건강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는 몸이 불편하더라도 정신과 사회가 건강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와 같이 몸, 정신, 사회의 모든 안녕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자신을 극복하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 

이른 아침, 밖으로 나가 주위를 돌아보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이 달콤한 아침잠을 반납하고 운동을 택한 것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시간낭비가 아니라 나를 위한 투자다. 질병은 생긴 후에 관리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의 경우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한다. 결국 오래 살아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수명이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산 기간을 말하는데,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기간을 일컫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건강측정평가 연구소의 크리스토퍼 머레이 교수팀은 한국인의 건강수명을 기대수명인 79.7세에서 질병으로 시달리는 9.4년을 뺀 70.3세로 추정했다. 결국 약 9년을 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는다는 것인데,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좋지 못한 식습관이었다. 나트륨 과다 섭취와 과식, 폭식 등의 식습관이 건강수명의 13.4개월을, 음주가 건강수명의 11.1개월을, 흡연이 건강수명의 9.4개월을 줄인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술은 미국에서 6개월, 일본과 중국에서 4개월의 건강수명을 단축시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1.1개월의 건강수명을 줄이는 것으로 조사돼 차이가 큰 것이 확인됐다. 좋지 못한 음주습관이 한국인의 건강수명을 단축시키는 데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절주와 금연을 하는 것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의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는 50대의 나이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기업가로 승승장구하며 대단한 성공을 거둔 그였지만 좋은 머리로도, 수많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건강이다. 건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스스로가 하나뿐인 자기 목숨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몸과 정신, 사회의 건강을 돌보고 지키자. 그러기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그릇된 생활습관을 고치도록 노력하자.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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