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군 생활 문제로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월 현역으로 입대한 그는 발목불안전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다 몇 차례 병가를 냈고 치료를 위해 국군양주병원에 입원했다. 문제는 한 매체가 그가 일반병사가 묵는 병실이 아닌 대령급이 머무는 1인실에 입원했다는 기사와 함께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국방부와 소속사는 지드래곤이 입원한 병실이 병사도 입원할 수 있고 의료진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하지만 해당 매체가 대령실이 존재한다는 증거사진을 제시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중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아픈 사람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게 어떻게 특혜냐고 주장하는 쪽과 군 시스템 상 병사가 장교급 대우를 받을 수 없기에 ‘스타’ 대우를 받은 게 맞다는 쪽으로 갈린다. 얼핏 보면 양쪽 의견 모두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만 이 사건의 본질은 다른데 있다. 특혜 의혹이 아닌 고질적인 군 시스템의 병폐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군대는 계급사회다. 상관의 말이 곧 법이다. 이를 비난할 마음은 없다. 다만 혜택에 차별을 두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기자도 군에 입대했을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발바닥 통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탄약고나 위병소를 지키는 근무를 설 때 2시간 가까이 제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데 이때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장시간 걷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한 자리에선 30분 이상 가만히 서 있기가 힘들었다.
당시 소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부대 군의관에게 진료도 받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휴가 나가서 고치고 들어오란 말이었다. 10만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면서 2년간 나라에 봉사하면서도 아픈 몸조차 군 밖에서 치료하고 오라는 이야기에 허탈함을 느꼈다. 반면 장교들은 다르다. 군병원이 맘에 안 들면 일반 병원에 가면 된다. 병사들은 이조차도 힘들다.
이외에도 병사들이 받는 불합리한 처사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반면 소령 이상 장교들은 다르다. 계급이 높다는 이유로 병사는 절대 누릴 수 없는 온갖 혜택을 다 받는다. 특혜는 지드래곤이 아닌 장교들이 받고 있다. 지드래곤이 설사 대령실에 묵었더라도 ‘대령실’이 문제인 것이지 그는 잘못이 없다.
세상이 급격히 변하고 있지만 폐쇄적인 군 문화는 여전히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 군대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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