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일사병 등 여름철 온열 질환 대처법
열사병, 일사병 등 여름철 온열 질환 대처법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6.29 15:11
  • 호수 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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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폭염 땐 정오~오후 5시 논‧밭일 쉬세요”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어지럼증 발생 시, 서늘한 곳 이동… 젖은 수건으로 체온 조절

외출 삼가고 물 많이 마셔야… 오이‧가지 갈증 해소에 도움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어 폭염에 취약하므로, 무더위에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사진은 어르신들이 폭염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어 폭염에 취약하므로, 무더위에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사진은 어르신들이 폭염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마가 한창이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폭염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심한 더위로 하루 최고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날을 가리킨다. 폭염 발생 땐 일사병 등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온열 질환은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외부 활동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체온이 상승하고 두통과 구역감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노년층에게 폭염은 치명적이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땀샘이 감소해 땀 배출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3~2017) 6500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사망자는 5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75.9%(41명)가 50세 이상이었고, 대다수는 논‧밭에서 일하다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농사일을 하는 어르신은 이번 여름에도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사병, 열사병 주의

더운 공기와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하는데, 흔히 알려진 질환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체온이 37~40도까지 상승하고 어지럼증과 약간의 정신 혼란, 곧 회복되는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그 밖의 증상으로는 두통, 구역감, 피로 등이 있다. 일사병의 경우 땀을 심하게 흘리는 특징이 있으며, 심한 뇌손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일사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하던 일을 즉각 멈추고 그늘이나 에어컨이 가동되는 서늘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이온 음료 등을 섭취하면 대개 30분~1시간 이내 호전된다. 구역감이 있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이온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으며, 젖은 수건이나 찬물을 활용해 빠르게 체온을 내리는 게 좋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생명이 위험한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며 중추신경계(뇌와 척수)에 이상이 발생해 섬망, 발작, 의식소실, 경련 등이 나타나고 저혈압과 함께 맥박이 빨라진다. 또한 탈수 증세가 극심해지며 여러 장기를 손상시켜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땀을 거의 흘리지 않을 수도 있다.

열사병은 특히 고령자,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걸리기 쉽고, 더운 환경에서 일을 많이 하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열사병 증세를 보이면 최대한 빨리 환자의 체온을 낮춰야 한다. 환자의 옷을 벗기고 찬물로 온몸을 적시거나 얼음 마사지와 함께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환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 절대로 물을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온열 질환 대처와 예방법

폭염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온 음료나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원한 물로 목욕을 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는 등 시원하게 지내는 것도 필요하다. 검정 등 어두운 계열의 옷은 열을 흡수해 체온을 쉽게 올리기 때문에,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은 어두운 계열의 옷은 입지 않는 것이 좋다.

폭염이 발생하면 한낮의 뜨거운 햇볕은 피해야 한다. 특히 어르신들은 정오에서 오후 5시까지 야외활동을 자제하며,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에는 옷차림은 가볍게 하고 양산 또는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 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먹거리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추천된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체력이 손실되기 때문에 수분과 당분이 많은 수박, 참외, 자두, 포도 등이 좋다. 

여름철 채소로는 수분 보충과 이뇨에 효과가 있는 오이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가지가 있다. 오이와 가지는 냉국이나 무침으로 요리하면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양희범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으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열사병이 의심되므로 바로 그늘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응급상황 시 119에 즉각 신고해 응급실로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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