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성군 등 사물인터넷 활용 24시간 독거노인 돌봄시스템 구축
서울시, 장성군 등 사물인터넷 활용 24시간 독거노인 돌봄시스템 구축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7.06 10:26
  • 호수 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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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사물인터넷 덕에 살아났어요”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실내 움직임, 가스 사용 등 스마트폰에 전달… 이상 징후 시 긴급대응

생활관리사, 구청서 이중 모니터링… 자녀들도 ‘앱’으로 안부 확인

최근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첨단 기술인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박원순 시장(왼쪽)이 KT에서 남대문 쪽방촌에 설치한 IoT 스마트 센서가 장착된 LED전등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첨단 기술인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박원순 시장(왼쪽)이 KT에서 남대문 쪽방촌에 설치한 IoT 스마트 센서가 장착된 LED전등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것 때문에 제가 살아났어요.”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이 모(75) 어르신은 지난 2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샤워를 하다 미끄러져 의식을 잃은 것이다. 혼자 살고 마땅히 왕래하는 사람도 없어 자칫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이 어르신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다. 구청에서 이 어르신 집에 설치한 사물인터넷(IoT) 기기 덕분이었다. 이 어르신은 “전화기처럼 생긴 기기 덕분에 목숨을 건진 게 신기하다”면서 “누군가 지켜준다는 생각이 들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최근 지자체와 통신사들이 첨단 기술인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에서 2100명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IoT 기반 독거어르신 안전·건강관리 솔루션’(이하 IoT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IoT(아이오티)란 스마트폰‧PC를 넘어  각종 기기에 통신‧센서 기능을 장착해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이를 처리해 자동으로 구동하는 것을 말한다. 교통상황,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무인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나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독거노인 가정에 부착하는 IoT 기기. 실내의 움직임, 온도 등을 감지해 고독사를 예방한다.
서울시가 독거노인 가정에 부착하는 IoT 기기. 실내의 움직임, 온도 등을 감지해 고독사를 예방한다.

이는 평소 외부와 교류가 적은 운든형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에도 효과적인 기술로 주목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강동구 등 9개 구를 대상으로 IoT 솔루션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독거어르신 가정에 움직임, 온도·습도·조도, 화재·가스 안전을 감지하는 ‘환경데이터 수집 센서 기기’를 설치해 복지관의 담당 생활관리사 휴대전화 앱으로 감지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정 시간 동안 활동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거나 온도·습도·조도 등에 이상 징후가 의심될 경우 담당 생활관리사가 즉시 어르신 가정에 연락·방문하고 119에 신고하는 등 긴급조치를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복지관이나 자치구에 설치된 IoT 솔루션 상황판에 정보가 역시 실시간으로 전송돼 이중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자녀 등 직계 가족도 앱을 통해 안부를 확인 할 수 있다. 상황판은 정상‧주의‧경보‧위험‧점검 등 총 5단계로 나뉘는데, 가령 24시간 이상 움직임이 없는 경우는 ‘위험’으로, 독거노인이 기기 전원을 뽑는 경우는 ‘점검’으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생활관리사가 어르신 가구에 일일이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지 않아도 활동 여부와 건강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위기상황 발생 시 더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생활관리사가 휴가‧명절‧공휴일 등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워도 돌볼 수 있다. 또 자발적 은둔형 어르신 같이 전화나 방문을 통해 안부 확인이 어려웠던 어르신들에 대한 건강·안전 관리도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철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치매 어르신과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초고령 독거어르신 등의 생활 패턴, 주기, 특성 등을 파악하고 이를 어르신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소외되는 어르신이 없도록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고령친화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밴드 등 보다 많은 장비를 활용해 마을 곳곳에 사물인터넷을 설치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곳도 있다. 전남 장성군은 최근 ‘IoT@엄니어디가?’란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원면 영신마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장성군은 독거노인 및 심신미약자의 주요 동선에 비콘(근거리 무선 센서), GPS(위성 자동위치추적시스템), 인체감지센서 등 사물인터넷을 설치하고 스마트기기(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연동되게 함으로써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마을 이장 등으로 구성된 ‘마을 스스로돌봄단’과 복지 담당자, 타지 자녀들에게 자동으로 알리게 된다. 특히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심박수 체크가 가능해지면서 마을을 거닐다 문제가 발생해도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어르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마을 스스로돌봄단’에게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 처리하고, 객지 자녀들이 부모님의 상황을 언제 어디에서든 확인할 수 있게 해 종합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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