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밥상 위에 있다
건강은 밥상 위에 있다
  • 조경희 건보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 승인 2018.07.06 11:31
  • 호수 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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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69]

한때 장수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가 하는 문제는 대단한 관심사였다. 일본의 장수지역으로 알려진 오키나와 노인들이 어류와 해산물을 즐겨 먹었고, 불가리아에서는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었다고 알려지면서 이런 식습관을 따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이 음식들이 건강음식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한 가지 음식만으로 장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건강한 식사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균형이라는 것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만약 영양이 결핍된다면 청소년기에는 성장발달에 문제가 생기고, 성인의 경우에는 건강에 이상이 발생한다. 반면 영양이 지나치면 비만, 대사 증후군과 함께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밥상 위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이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과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때에는 무엇이든 모자랐고 그래서 영양결핍도 많았다.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여러 나라의 원조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넘치는 것이 늘 문제가 되고 있다. 과식 때문에 병이 되고, 과다하게 섭취되는 설탕, 지방, 소금 등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게다가 쉽게 사서 빨리 먹는 인스턴트 음식은 우리 식탁의 균형을 깨고 있다. 
결국 건강을 지키려면 이런 자극적이고 달달한 즐거움의 요소들을 자제하고, 식생활이 건강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평범한 가정의 가장인 이장수 씨는 1년 365일 아침 7시면 아침식사를 한다. 그러나 이 집에서 아침밥을 먹는 사람은 이장수 씨 한 사람뿐이다. 밥보다 잠이 좋다는 고등학생 아들은 아침식사는 하지 않고 등교한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 딸은 살찌면 안 된다며 우유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 가족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아내는 아침을 거른 채 잠을 잔다. 잠에서 깬 뒤 점심식사 시간에서야 첫 끼니를 해결한다.
이 집에서 가장 건강한 식사를 하는 건 이장수 씨뿐이다. 첫째, 건강 식사라 불리는 아침식사를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아침식사를 통해 하루를 시작해야 적절한 영양 공급을 받을 수 있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오랜 시간 계속돼 온 공복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과식이나 폭식, 고열량의 간식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이것이 영양 불균형과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당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두뇌의 기능이 떨어지고 활동에너지 부족으로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하루 식사량을 10으로 계산했을 때 아침식사는 3, 점심식사는 5, 저녁은 2의 양을 먹는 것이 인체 리듬에 가장 좋다. 
둘째, 정확한 시간에 먹는 규칙적인 식사습관은 건강과 직결된다. 이장수 씨의 아내처럼 아침을 거르고 오후에서야 첫 끼니를 먹는 불규칙한 식사습관을 계속하면 위장병 등의 소화기계통 질환, 비만, 피로 등의 질병이 생겨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어지기 쉽다. 

셋째, 이장수 씨의 식사 안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의 5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가 있으며 신선한 계절식품들로 구성돼 있다. 건강한 식단의 필수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대개 질병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발생한다. 그 원인에는 반드시 식생활이 포함돼 있다. 건강 비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먹는 식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음식에서 시작된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식사, 천천히 적게 먹고 많이 씹는 습관은 기본적인 건강의 원칙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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