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보다 밤이 아름다워요”… 경주‧수원‧부산 해운대 등서 여름밤 ‘야경’ 즐기기
“낮보다 밤이 아름다워요”… 경주‧수원‧부산 해운대 등서 여름밤 ‘야경’ 즐기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7.06 13:51
  • 호수 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주 월성지구, 은은한 ‘신라의 달밤’… 해운대 달맞이언덕 운치 빼어나

통영 강구안, 밤 항구의 매력 물씬… ‘성곽의 꽃’ 수원화성 고즈넉한 풍경

최근 화려한 불빛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상적인 야경을 내세운 명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시선을 사로잡는 불빛이 인상적인 통영 강구안
최근 화려한 불빛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상적인 야경을 내세운 명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시선을 사로잡는 불빛이 인상적인 통영 강구안

지난달 북미 정상이 만나 세기의 담판을 벌이면서 회담 장소를 제공한 싱가포르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센토사 섬을 비롯해 카펠라 호텔 등 두 정상이 스쳐간 장소 모두 관광명소가 됐다. 이중 국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 전날 예고도 없이 둘러본 후 극찬한 싱가포르의 야경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또 김 위원장이 북으로 돌아간 뒤에 평양의 밤을 화려하게 꾸미는데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덩달아 야경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 해 전부터 지역별로 야경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가 지역 상권 곳곳을 탐방하는 ‘성동야(夜)밤여행’이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지자체에서도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낮보다 밤에 인기가 더 많은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
낮보다 밤에 인기가 더 많은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

현재 국내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는 경북 경주가 가장 먼저 손꼽힌다. 어둠이 내린 월성 지구와 대릉원 지구의 고분 등이 달빛과 조명 아래 한층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내고 경주 야경의 하이라이트인 첨성대, 월정교,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는 경관 조명을 받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는 오후 8시 전후에 세 곳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물에 비친 전각의 밤 그림자가 달빛처럼 아름다워 기러기도 쉬어갔다는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은은한 색상의 조명과 고요한 숲, 잔잔한 못이 함께 어우러져 가히 ‘신라의 달밤’이라 표현할 만하다. 반면 첨성대의 야경은 우아하고 고요하다. 국보 제31호인 첨성대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낮에는 다소 작고 밋밋해 보이지만, 해가 진 후 조명이 더해지면 고아한 곡선이 부각되며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는 낮보다 화려한 대전의 밤을 경험하는 곳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사람들과 불 밝힌 네온사인이 가득하며, 새로운 야간 명소로 자리 잡은 스카이로드는 특별한 도시의 밤을 선사한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LED 영상 시설을 활용해 매일 밤 환상적인 영상 쇼를 펼친다. 

LED 영상으로 꾸민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LED 영상으로 꾸민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맞은편에 위치한 대흥동 문화의 거리는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토요일 밤이면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보문산전망대와 대동하늘공원은 원거리에서 바라본 도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엑스포다리 역시 색다른 야경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제2의 홍콩’이라고도 불리는 부산은 명성에 걸맞게 바다와 어우러진 밤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중 백미는 해운대다. 해운대의 야경을 제대로 보려면 ‘달맞이언덕’으로 가야 한다. 언덕 정상에 있는 해월정에 닿으면 광안대교와 동백섬, 그리고 해운대가 어우러진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바다와 다리와 섬, 그리고 불빛이 어우러지는 해운대의 야경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다. 달맞이언덕에 조성된 ‘문탠로드’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야경 명소. 이름 그대로 ‘달빛을 받으며 걷는’ 길로 운치가 빼어나다. 달빛 비치는 밤바다 또한 아주 예쁘다.

‘동양의 나폴리’ 통영도 야경 명소로 주목받는다. 아름다운 항구의 밤 풍경을 볼 수 있는 강구안이 대표적이다. 잔잔한 바다 물결 위로 드리워진 형형색색 빛의 조각들이 바람결에 이지러지는 항구의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어 낭만에 빠져들게 한다. 항구에 줄지어 선 고깃배와 넘실대는 푸른 바닷물을 보노라면 찌들었던 마음의 때가 씻겨나가는 기분마저 든다. 통영의 명물이 된 통영대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남망산국제조각공원은 통영 시민의 휴식처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야경은 남해안의 크고 작은 섬을 조망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야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성곽이다. 그중에서도 ‘성곽의 꽃’이라 불리는 곳이 조선 정조 때 당대 최고 수준의 축성 기술로 쌓은 수원 화성이다. 실용성뿐 아니라 뛰어난 조형미까지 갖춘 수원 화성은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누각과 7개의 석조 아치로 이뤄진 화홍문 아래로 수원천이 흐르는데 여기에 오색 조명이 더해져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성은 도로와 시장으로 둘러싸인 팔달문 주변을 제외하고는 성곽을 따라 전 구간을 끊김 없이 한 바퀴 돌 수 있으며, 40여 개의 아치(망루)와 누각이 이어져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를 통해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전남 여수에선 돌산대교의 야경을 놓쳐선 안 된다. 돌산읍과 남산동을 연결하는 돌산대교는 연륙교가 흔치 않던 시절에는 그 자체가 명물이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즈음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는 도시의 불빛과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대교 조명은 이국적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바다와 섬, 여수항이 함께 어우러진 야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