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올 수 있는 ‘요실금’ 숨기지 말고 적극 치료를
우울증 올 수 있는 ‘요실금’ 숨기지 말고 적극 치료를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7.06 13:57
  • 호수 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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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기침할 때 소변 새면 ‘복압성’… 마려운 순간 참기 힘들면 ‘절박성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등 원인질환부터 고쳐야… 초기라면 ‘케겔 운동’이 도움

김순자(77‧가명) 어르신은 한 달 전부터 소변을 누고 싶은 신호가 자주 왔다. 그러나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에 참지 못해 소변을 흘렸고, 결국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하기로 했다. 

김 어르신과 같이 요실금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다. 요실금이란 소변을 보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소변이 흘러나오는 현상으로, 재채기를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상황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요실금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2017년 13만7610명이었다. 성별‧연령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70대 이상이 32%(4501명)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70대 이상 32%(3만9684명), 50대 21%(2만9624명), 60대 20%(2만4331명) 순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이 겪는 요실금은 남성의 경우 여러 배뇨 증상을 유발하는 전립선비대증, 여성의 경우 요로 감염과 약화된 골반 근육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고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설명한다. 또한 요실금은 당뇨, 고혈압 등이 직접적으로 배뇨 기능에 영향을 미치거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요실금은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요실금으로 인한 불편함과 수치심 등이 우울증으로 이어지거나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조정만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실금은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위축을 가져오며 방치하는 경우 심한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소변이 속옷에 묻어 있게 되면 기저귀 발진과 같은 피부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요실금 유형은 ‘복압성 요실금’으로, 환자는 골반 근육 등이 약해진 상태에서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 소변이 새는 증상을 겪는다.	 그림=대한의학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요실금 유형은 ‘복압성 요실금’으로, 환자는 골반 근육 등이 약해진 상태에서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 소변이 새는 증상을 겪는다. 그림=대한의학회

◇요실금의 증상

요실금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가 다르다.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으로 구분하며, 두 가지 이상의 요실금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전체 요실금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형은 복압성 요실금이다. 일반적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져 밑으로 쳐지거나, 소변을 새지 않게 막아주는 요도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져 발생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 재채기, 웃을 때 △줄넘기, 조깅, 에어로빅을 할 때 △소변이 마려워 빨리 걸을 때 △무거운 것을 들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등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에 소변이 새는 증상을 겪는다. 

절박성 요실금의 주요 증상은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운 순간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소변이 나오는 것이다. 그밖에 자는 도중 소변이 마려워 자주 일어나 화장실을 가기도 한다. 방광염 등에 의해 방광이 자극돼 나타나는 것이 절박성 요실금의 주요 원인이다.

마지막으로 일류성 요실금은 전립성비대증이나 요도 협착 등으로 인해 방광의 소변배출기능이 저하돼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넘쳐흐르는 것을 말한다. 주로 소변을 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누고 나도 개운치 않은 증상을 겪는다. 소변양이 적은 대신 화장실을 자주 찾으며, 소변을 볼 때 아랫배를 손으로 누르면서 힘을 주어야 나오는 것도 일류성 요실금의 증상이다. 

◇요실금의 치료

요실금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에는 골반근육 강화운동(케겔 운동)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골반근육 강화 운동은 괄약근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다리를 골반 너비만큼 벌린 다음 숨을 들이 마시고 멈춘 뒤 항문을 꼭 오므리고 10초 동안 유지한다. 이후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조였던 항문의 힘을 풀고 5초 동안 힘을 푼 상태를 유지한다. 이어 1초 간격으로 항문을 오므렸다 폈다를 5회 반복한다. 

이 운동은 누워서 뿐만 아니라 이를 닦거나 설거지를 할 때, 텔레비전을 볼 때 등 일상생활 중에 틈틈이 실시할 수 있으며, 하루 30회(오전, 오후, 자기 전에 각각 10회씩) 3개월 이상 했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

생활습관 개선으로는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섭취, 적절한 유산소 운동 등이 중요하다. 방광을 자극하고 동시에 이뇨현상을 유발하는 커피와 녹차 등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금연도 반드시 필요하다. 흡연은 기침유발로 인한 복압 상승으로 요실금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여성의 경우 하체를 무리하게 압박하는 스타킹, 타이즈의 착용을 피하는 것도 권장된다. 

전립선비대증, 방광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되어 요실금을 겪는 경우에는 원인이 된 질병을 치료하면 요실금 증상이 자연스레 개선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요실금 증상이 계속되면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자신의 요실금 유형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좋다. 

조정만 교수는 “비만은 복압성 요실금의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골반 강화 운동인 케겔 운동이 복압성 요실금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실금은 종류에 따라 치료가 다르므로 만일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올바른 치료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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