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노년생활] 배려하는 노인이 멋진 노인
[활기찬노년생활] 배려하는 노인이 멋진 노인
  • 황경진
  • 승인 2008.04.07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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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가 싫어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

<사진설명>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건강과 생활의 지혜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지면입니다. 험난하다면 험난할 수 있는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데 타산지석이 되고 생활요령이 됐으면 합니다. 


 노인이 되면 도로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자기중심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년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런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이타적 사고로 주변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노년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출퇴근시간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다


서울 회기동에 사는 신모(65)씨. 지난해 여름 수도권에 사는 친구를 일찍 만날 요량으로 출근 시간대에 지하철을 탔다가 몸과 마음이 고생한 이후로는 바쁜 시간대엔 되도록 약속을 잡지 않는다. 출근길의 지하철은 승객들이 일거에 몰려들어 아수라장이었고, 노약자석에는 전날의 피곤이 풀리지 않은 고단한 장년층이 앉아서 줄줄이 졸고 있었다. 신씨가 노약자석에 들어서자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그렇게 안쓰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어떤 어르신들은 노약자석에 청장년층이 앉아 있으면 호통을 치기도 한다. 하지만 ‘만일 저 사람이 내 자식이라면…’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호통이 나올 수 있을까 
당시 신씨는 출근시간대에 친구를 만나겠다고 길을 나선 자신이 오히려 미안해졌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오전 7시 30분에서 9시경이나 오후 6시 30분에서 8시 30분 사이의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이동을 하고 있다. 

 

◆짐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김모(69)씨는 외출할 때 가능하다면 짐을 들고 다니지 않기로 했다. 얼마 전 양손에 짐을 가득들고 딸네 집에 가며 택시비를 아낄 마음으로 지하철을 탔다. 낑낑 들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힘겨워 보였는지 보다 못한 젊은이 한 사람이 “할머니 제가 들어 드릴게요”하며 짐을 들어줬다. 딸네 집에 가기까지 여섯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민폐를 끼쳤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김씨의 친구 중에는 일부러 주변사람들로부터 “들어드릴까요 ”라는 말을 기대하고 감당하기 힘든 짐을 들고 나서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어 근력이 떨어졌으니 도움이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나이들었다는 것을 내세워 쉽게 생활하려는 노인의 치사한 근성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그래서 김씨는 외출을 할 때는 가벼운 배낭 하나만을 짊어지고 가볍게 나선다.  
       
◆자주 옷을 갈아입고 씻는다


성동구 도선동에 사는 박모(71) 어르신은 같은 동네에 사는 동갑내기 친구를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늙었다고 씻는 것을 귀찮아해 늘 몸에서 퀘퀘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그래도 참을만하지만, 여름에는 특히 더하다. 친구인 자신도 곁에 있기 싫을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어 박 어르신은 자신만큼은 그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며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고 몸을 씻는다. 늙으면 피부건조증이 생겨 지나치게 비누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서 2~3일에 한번 정도만 비누를 사용하고 나머지 날은 물로만 씻는다. 
 
◆화장실 사용 시엔 문을 꼭 닫는다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양모(65)씨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했다가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두드려도 아무 소리가 없어 문을 밀었더니 안에서 한 할머니가 소리를 꽥 질렀다. “대답이 없기에…, 왜 문을 잠그지 않았어요 ” 물으니 “귀찮아서”라는 답이 들려왔다.


엉거주춤 속옷을 추켜올리며 화장실 문을 밀고 나오는 할머니를 보며 양씨는 ‘노인네라고 화장실문을 열어 놓은 채로 용변을 봐도 괜찮다고 생각하다니…. 저러니 젊은 사람들이 싫어하지’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들었다. 


양씨는 ‘자신만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부터는 화장실에 갈 땐 꼭 문을 잠그고 용변을 보고 화장실에서 나온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잊지 않는다.

 

글/장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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