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 나는 손맛과 입담으로 먹방 장악한 ‘일용엄니’
맛깔 나는 손맛과 입담으로 먹방 장악한 ‘일용엄니’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7.13 13:38
  • 호수 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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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활약하는 음식예능에 김수미‧이영자 가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tvN ‘수미네 반찬’     할머니가 스타 셰프들을 가르치는 역발상으로 큰 인기

이영자 ‘밥블레스유   음식 통해 고민 해결     백종원 ‘골목식당’  침체 상권 살리기 

최근 백종원이 홀로 분투하던 음식예능에 김수미(사진), 이영자 등이 가세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김수미는 내로라하는 셰프들을 쥐락펴락하면서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 백종원이 홀로 분투하던 음식예능에 김수미(사진), 이영자 등이 가세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김수미는 내로라하는 셰프들을 쥐락펴락하면서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4일 케이블채널 tvN의 한 프로그램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끈 최현석 요리사와 불가리아 출신 미카엘 요리사가 가지김치, 오이소박이 등을 배우며 쩔쩔매고 있었다. 내로라하는 스타 요리사들을 조련한 것은 다름 아닌 연기경력 40년차 김수미(70)였다. 한때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간장게장을 판매할 정도로 요리에 일가견이 있던 그는 ‘수미네 반찬’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맛깔 나는 음식 솜씨와 특유의 입담을 뽐내며 먹방(음식 소재 방송)의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다.   

김수미의 등장으로 정체됐던 먹방의 인기가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백종원과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개그우먼 이영자와 함께 식상하다는 평을 받던 먹방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김수미는 연기 외에 대표작으로 간장게장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 대표 손맛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녀가 본격적으로 요리 예능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tvN ‘수미네 반찬’은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김수미가 수십년간 쌓아온 내공은 주부 9단들조차 궁금해 할 비법 중의 비법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주객전도에서 오는 신선함이다. 그간 스타 요리사와 요리연구가가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었다면, ‘수미네 반찬’에서는 오랜 경험과 내공으로 다져진 김수미가 주인공이다. 가장 큰 재미 요소도 여기에 있다. 김수미의 ‘손맛’을 따라잡으려 애쓰는 셰프들의 모습은 매번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계량화된 레시피에 익숙한 셰프 여경래와 최현석이 평범한 집밥을 배우는 모습, ‘간은 삼삼하게’, ‘당면 한줌’, ‘중불로 세월아 약불로 네월아’ 등 김수미식 계량법에 쩔쩔매는 외국인 셰프 미카엘, 그리고 이들을 쥐락펴락하는 김수미의 조화로 인해 비교적 높은 시청률(3%)를 유지하고 있다. 

4일 방송된 김치 편에서는 이런 매력이 잘 드러난다. 김수미는 오이소박이를 만들 때 오이를 5~10초 정도 데치고 찬물에 헹구는 게 팁이라고 알려줬다. 또한 김치를 담글 때 일반 새우젓이 아닌 ‘6월에 담근’ 육젓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치를 담글 때 사이다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돼지목살과 각종 채소를 넣어 푹 삶은 수육, 그리고 양념 새우젓까지 만들어 마치 김장 담그는 날 일반가정의 풍경을 TV 속으로 옮겨 놓은 듯한 정겨움을 선사했다. 

한때 한물 간 개그우먼이었던 이영자는 매니저와의 일상을 소개하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맛집 소개에 관한 남다른 식견과 식재료의 영양소까지 따지는 신선한 맛 표현으로 다시 정점에 섰다. 자신만의 맛집 리스트를 갖고 있는 것은 기본, 식당을 이정표 삼아 길을 설명하고, 휴게소 음식에 대한 편견을 깬 미식 여정 등을 새로운 먹방 스타로 급부상했다. 

특유의 제스쳐와 맛깔나는 음식 표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영자가 참여해 화제를 모은 먹방 ‘밥블레스유’
특유의 제스쳐와 맛깔나는 음식 표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영자가 참여해 화제를 모은 먹방 ‘밥블레스유’

특히 함께 출연한 매니저에게 누나의 마음으로 추천해주는 음식들이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 단순히 식당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꼭 먹어야 할 메뉴에서부터 더 맛있게 먹는 방법, 때론 후식까지 코스로 알려주는 섬세함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이 인기에 힘입어 새로 탄생한 올리브 ‘밥블레스유’는 이영자의 맛 표현력을 극대화한 방송이다. 전국에서 배달된 사소한 생활 밀착형 고민들을 이영자의 방식으로 함께 공감하고 ‘맞춤형 음식’으로 위로해주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백종원은 쿡방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변화무쌍한 저력으로 대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주부’라는 이름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공유해 요식업 대부에서 방송가로 진출한 그는 tvN ‘집밥 백선생’을 통해 본격적인 만인의 요리 스승으로 변신했다. 재료에 따른 손질과 보관법부터 요리의 기초를 다지는 방식으로 호응을 얻었으며, 매회 수많은 ‘국민 레시피’를 탄생시켰다.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서는 전국의 맛집을 찾아 분석하고 소개하며 ‘백과사전’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기도 한 그는 ‘3대 천왕’이 ‘푸드트럭’으로 바뀌면서 요식업계 대부로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컨설턴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푸드트럭’이 ‘골목식당’으로 바뀌면서 골목 상권 살리기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통해 주부에서 선생으로, 요리 자문으로, 외식 사업 컨설턴트로 끊임없이 존재감을 뽐내며 먹방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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