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가 직영하는 실버카페 ‘해미일’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가 직영하는 실버카페 ‘해미일’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8.07.13 13:46
  • 호수 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니어 바리스타, 일하는 행복감 전파

[백세시대=김순근기자]

2호점도 열어… 값싸고 맛좋아 젊은층에도 인기

시니어 바리스타들의 표정에는 일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시니어 바리스타들의 표정에는 일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실버카페’라고 하면 어르신들의 사랑방 같은 분위기를 떠올린다.

대한노인회 경기 남양주시지회(지회장 박성호) 취업지원센터(센터장 김혜원)가 지난 3월  호평동 해피누리복지관 1층에 오픈한 ‘해미일’ 카페. 이곳에서 일하는 12명의 바리스타들은 최고령 76세부터 최연소 62세까지, 평균 70대의 할머니들이다. 그래서 일명 ‘실버카페’로 불린다.

그런데 막상 찾아간 해미일은 ‘실버’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다. 깔끔한 외관에 모던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내부 인테리어에 소담스런 야외 가든형 테라스까지. 마치 도심 한복판의 커피숍에 들어선 느낌이다. 종업원만 실버일뿐 손님들은 30~50대다. 시간대에 따라 20대부터 70대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단다.

바리스타들의 전직도 다양하다. 40년간 유치원 및 어린이집을 운영하다 작년 9월 은퇴한 막내 이명희(62) 씨는 아이를 대하듯 조근조근한 말투로 친근감을 안겨주고, 10년 경양식집 근무 경력의 박혜숙씨(67)는 세련되고 절도있는 제스처로 눈길을 끈다. 또, 옷가게를 운영했던 김정숙씨(66)는 같은 유니폼인데도 팔찌 등 독특한 액세서리로 돋보여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통한다.

실버 바리스타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2교대로 일한다. 볶은 원두를 그라인더로  갈고 머신에 넣어 추출하고 여기에 우유 등을 넣어 다양한 커피 메뉴를 만든다. 쉽지않은데 표정들이 모두 밝다. 

“일이 너무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요. 모두들 이같은 마음이니 표정이 밝을 수밖에 없고 우리가 만든 커피엔 해피바이러스가 들어있어요” 

가격표를 보니 아메리카노 2000원 등 대부분 2000~4000원 수준의 착한 가격이다. 그렇다고  ‘싼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아메리카노는 맛있기로 소문나 있다. 그래서인지 지나가는 길에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젊은이들도 꽤 된다.

시니어 바리스타

맛의 비결엔 서울커피교육학원(대표 최종대)의 전문코칭이 있었다. 원두를 주문하고, 유통기간을 체크하고 볶고, 머신세팅까지 일일이 관리하며 평균적인 맛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오픈 초기임에도 한달 2500~3000잔의 커피가 팔려나간다. 

이곳 해미일은 남양주시지회 취업지원센터의 아이디어에 따라 경기도와 남양주시가 각 4000만원을 투입해 노인일자리창출의 일환으로 오픈됐다. 김혜원 센터장은 “노인들을 민간기업에 취업시키기 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게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실버카페’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남양주시의 노인일자리창출 공모에 선정됐고, 2011년 화도읍의 해미일 1호점에 이어 이번에 2호점을 열게 됐다. 

주고객층이 어르신인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모든 세대가 이용할수 있는 열린 공간 컨셉트로 꾸며졌다.

현재 해미일에서 일하겠다는 대기 인원이 10여명에 이르는 등 인기있는 노인일자리로 부상했다. 이에 힘입어 향후 3호점, 4호점으로 계속 확대하고 세차장 등 새로운 노인친화적 사업으로 일자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해미일은 ‘비온후의 맑은 하늘’이라는 뜻이다. 사별의 힘든 과정을 일로써 극복하고, 은퇴후의 우울함이 행복으로 바뀌었다는 실버 바리스타들의 말에서 ‘해미일’의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15평 작은 공간 해미일에서 느껴지는 건강함과 행복함이 커피향을 타고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