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체크만 잘해도 사람을 살린다
출석체크만 잘해도 사람을 살린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7.20 11:39
  • 호수 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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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 ‘대출’의 유혹을 느낀다. 여기서 대출은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그 대출(貸出)이 아닌 ‘대리 출석’의 준말이다. 대학교의 인기 있는 교양 과목은 교수가 학생 얼굴을 외우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원이 수강한다. 이로 인해 종종 출석부를 건성건성 부르는 교수들도 있다. 대답만 하면 얼굴을 확인하지도 않고 넘어간다. 초‧중‧고와 달리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집에 연락을 하지 않으니 구속에서 벗어나 내 맘대로 할 수 있게 된 대학생들은 종종 ‘대출’을 이용해 학점도 챙기고 자유도 만끽한다.

지난 7월 18일 경기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다. 통원 차량에서 미처 내리지 못한 4살 여아가 7시간이나 폭염에 방치돼 미쳐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이달 초에도 외할아버지가 손주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로 하고 차에 태운 뒤 이를 깜빡하고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다 비극적인 결과를 맞은 일도 있었다.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어린이집에서 출석 체크를 꼼꼼하게 하지 않았다. 만약 아이가 없다는 걸 수상히 여긴 선생이 좀더 신속하게 조치했더라면 결과는 분명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다시 대학교 출석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종종 지나치게 깐깐하게 출석 체크를 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심지어 지정석도 만들어 매 시간 같은 자리에 앉게 하기도 했다. 이들 교수들에 대한 학생들의 반감은 컸다. 험담뿐만 아니라 학기말 교수평가도 엉망으로 해 소심하게 복수를 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지금에 와서 보면 학생들이 백번 잘못한 일이다. 학점을 평가할 때 보통 출석 점수가 10% 정도 반영된다. 지적 능력도 중요하지만 성실성 역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

실제로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출근과 퇴근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다. 아무리 개인 능력이 뛰어나도 근태가 엉망이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확대 해석일수도 있지만 초‧중‧고와 대학교가 출석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강제성이 없어서 결석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가 가기 싫다고 떼를 쓰면 매일은 아니어도 어쩌다 한 번 이를 들어주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교사들마저 출석체크를 하찮게 여기면 안 된다. 아이들이 왔나 안 왔나 여부를 무엇보다도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두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아이들에 대한 출석체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석체크를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죽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기본 중의 기본을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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