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기 남았는데’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 복귀 도덕성 논란
‘형기 남았는데’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 복귀 도덕성 논란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07.3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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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실형받고 가석방 중 그룹 총괄…여론 냉냉

[백세경제=라안일 기자]횡령혐의로 옥살이를 하다 가석방된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이 형 집행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경영일선에 나서자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회사 돈을 맘대로 쓴 박 부회장이 자중해야 할 시기에 그룹업무 전반을 총괄해 논란은 커지고 있다.

박 부회장은 2016년 상고심에서 회사 돈 7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실형을 살다 지난 4월30일 가석방으로 출소됐다. 가석방은 형기가 종료된 것이 아니다. 박 부회장은 오는 9월 25일 형 집행이 완료되며 이전까지는 보호관찰대상이다. 보호관찰대상 기간 중 박 부회장이 그룹 전면에 나서는 것을 자숙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원그룹은 파장이 커질 것을 예상하면서도 지난 7월2일자로 박 부회장을 경영일선에 복귀시켰다. 그룹의 경영악화는 물론 미래 먹거리인 중국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이자 박 부회장을 ‘소방수’로 내세운 셈이다.

신원그룹은 지난해 중국 ‘진잉그룹’과 손을 잡고 남성 캐주얼 브랜드 ‘마크엠’을 론칭했다. 마크엠은 박 부회장이 직접 기획한 브랜드로 진잉그룹과의 제휴과정에서도 박 부회장이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진잉그룹과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지는 등 사업 중단 위기에 놓였다는 게 신원그룹측의 설명이다.

신원그룹 관계자는 “중국은 꽌시(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나라다. 마크엠 등 중국사업의 경우 박정빈 부회장이 기획하고 모든 것을 준비했는데 사업 추진 전에 구속됐다”며 “지난해 중국 내 혐한령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내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박 부회장의 복귀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신원그룹은 도덕성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하면서도 박 부회장의 조속한 복귀를 추진한 데는 실적악화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신원그룹은 2016년 139억 8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당기순이익에서 49억 5000만원의 적자를 봤다. 2017년에는 영업이익은 12억 5000만원에 불과했으며 당기순이익에서는 83억 9000만원의 손해를 봐 적자그래프가 크게 확대됐다.

이 때문에 신원그룹은 마크엠 등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향후 중국 내 매출을 1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중국시장을 그룹의 미래먹거리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문경영인 체제를 족벌경영으로 바꾸면서 실적이 악화됐는데 회사 돈을 맘대로 쓴 오너일가가 또 다시 경영일선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박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같은 시기에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도 파산·회생절차에서 300억원대 재산을 숨기고 빚을 탕감 받은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철 회장은 자신과 박정빈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 처하자 2016년 박 부회장의 동생인 박정주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신원은 당시 전문경영인 체제를 3년간 유지하며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던 중이었다.

실제로 박정주 대표이사 취임전인 2015년 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박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쥔 2016년 당기순이익은 49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박 부회장이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신원그룹은 도덕성 논란에도 중국내 사업 중단 위기에 박 부회장의 경영복귀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형 집행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운신의 폭을 최소화 했어야 한다. 신원그룹이 수출부문, 내수부문, 관리부문으로 운영 중인 것을 감안하면 박 회장은 수출부문 업무에만 제한된 업무만 봐야 설득력이 생긴다.

신원그룹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마크엠’ 등 중국시장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보고 있다”며 “총괄업무를 맡은 것은 맞지만 각 부문장이 업무를 처리하고 박 부회장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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