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허창성 명예회장 제빵 외길에 자손들이 먹칠?
SPC그룹, 허창성 명예회장 제빵 외길에 자손들이 먹칠?
  • 문경호 기자
  • 승인 2018.08.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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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오너 리스크'...삼립-샤니의 SPC 생존력 '의문'
-베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쉐이크쉑, 파리크라상 등 이미지 타격 불가피
spc그룹의 전신인 삼립식빵 샤니의 창립자인 허창성 명예회장(상)과 차남 허영인 회장(하), 마약밀수혐의로 구속된 손자이자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좌)
spc그룹의 전신인 삼립식빵 샤니의 창립자인 허창성 명예회장(상)과 차남 허영인 회장(하), 마약밀수혐의로 구속된 손자이자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좌)

[백세경제=문경호 기자] 제빵 외길을 걸어온 허창성 SPC명예회장의 얼굴에 자손들이 먹칠하는 악재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SPC그룹의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SPC그룹은 1945년 '상미당'이라는 동네빵집으로 출발해 삼립제빵과 샤니를 거쳐 SPC로 사명을 변경, 발전해 오면서 베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파리크라상, 쉐이크쉑 등을 국내에 들여와 크게 성공시켰다.

오르막에 이르면 내리막이 시작된다. SPC의 내리막 길이 끝이 없어 보인다.

허창성 명예회장의 손자인 허희수 부사장(허영인 회장의 차남)이 액상대마를 밀수해 흡연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윤상호 부장검사)는 7일 허 부사장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액상대마는 농도가 40%가 넘어 일반 대마초(2~10%)에 비해 환각성이 3배정도 더 강하다.

식품을 다루는 기업 오너일가가 환각성이 강한 액상대마를 밀수하고 신변 가까이서 다뤘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정당국의 칼날도 SPC그룹을 향해 몰아쳤다.

지난 5월에는 허 회장이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부인에게 넘겨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4월에는 공정위가 SPC그룹 허영인 회장 일가가 높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중심으로한 부당 내부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계열사인 샤니, 호남샤니, 설목장 등에 조사관 30여명을 전격 투입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국세청이 110여명의 조사관을 투입해 SPC그룹 본사를 뒤졌다.

공정위의 조사가 이례적이듯 국세청이 자산 5조원 미만 기업에 조사관 100명 이상을 투입해 조사를 벌인 것 또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자산이 5조 미만으로 공정위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조사를 받았다는 점은 업계에서도 이슈가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파리바게트가 제빵사 불법 파견과 임금꺾기 등 노동관계법 다수를 위반한 정황을 폭로했다.

고용부도 나서서 파리바게트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5378명의 제빵기사를 파리바게트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과 함께 제빵기사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연장근로수당 등 총 110억 1700만원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파리바게트는 지난 1월 불법파견 논란을 빚은 제빵기사 5309명에 대한 자회사 고용에 최종 합의했다.

인간 '허창성'을 마음으로 받들기 보다 명예회장이라는 자리로만 받들어온 탓일까. SPC그룹이 바람앞에 놓인 등불처럼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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