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임석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장 “경북 최다 612개 경로당 매년 방문… 재임 비결이기도”
최임석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장 “경북 최다 612개 경로당 매년 방문… 재임 비결이기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8.10 11:25
  • 호수 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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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6년여 노인종합복지관 건립에 전력… 6월에 준공식 가져   

시의원 시절 경로당에 정수기 보급 기여… 혈압측정기도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 경주시지회의 경로당은 612개이다. 경북도에서 가장 많다. 80에도 불구하고 이 많은 경로당을 해마다 방문하는 이가 최임석(80) 경주시지회장이다. 최 지회장이 두 차례 지회장 경선에서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 비결이기도 하다. 최 지회장은 “역대 지회장들 중 경로당 전체를 찾은 이가 한 명도 없었다. 서툰 운전을 해가며 산간오지 경로당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폭염이 절정에 달하던 8월 초 어느 날, 경주시 태종로 노인종합복지관 내에 있는 지회에서 최 지회장을 만나 경로당 활성화 방안과 지회 운영 철학을 물었다.

-지진 피해 복구는 어떤가.

“경주보다는 포항이 피해가 더 컸다. 담장의 기와장이 부서져 내린 것 외에는 큰 피해가 없다. 물론 경로당도 일부 균열이 가고 했지만 복구가 됐다. 그 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경주시지회를 소개해 달라.

“시 전체 인구는 26만여명이고 노인 수는 5만여명이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3만여명이며 23개 분회에 612개 경로당이 있다. 천년 고도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으며 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 맑고 숲이 많아 노인들이 살기 좋다.”

-경로당 상황은 어떤가.

“경주도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부락 형태의 경로당 수가 7대 3정도로 훨씬 많다. 동천경로당은 회원이 150여명이나 된다. 경로당 한 곳당 운영비가 연 380만원 수준이다.”

-경로당 현안이라면.

“나름대로 에어컨 잘 돌아가고 운영은 잘 되고 있다. 다만 독거노인 저녁식사 예산이 지원됐으면 한다.”

-시의 지원은 어떤가.

“경주시가 관광도시이긴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전국에서 미약한 편에 속한다. 대기업이나 공장이 없어 세수가 적기 때문이다. 지진여파로 인한 수학여행 수도 줄어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제가 지회를 맡은 이후로 지회 예산이 2.5배 늘었다. 그만큼 시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최임석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장이 지회가 들어있는 경주시 노인종합복지관 현관에서 직원들과 함께 지회 행사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홍염도 사무국장.
최임석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장이 지회가 들어있는 경주시 노인종합복지관 현관에서 직원들과 함께 지회 행사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홍염도 사무국장.

-팔작지붕을 얹은 노인종합복지관 입구가 근사하다.

“지난 6월에 준공식을 가졌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900평에 이른다. 원래 호텔이었던 건물을 허물고 노인종합복지관을 새로 지었다.”

다목적 강당과 탁구장, 취미교실, 컴퓨터실을 비롯 바둑, 장기, 서예 등 프로그램 교육실과 체력단련실, 도서실, 노래방, 실버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2012년 지회장이 되면서 회관 마련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시장, 국회의원을 설득해 지원을 부탁한 결과이다. 경주시지회 사무실은 2층에 위치한다. 

-노인회가 복지관도 운영하는지.

“시에서 복지관장을 내세워 직접 운영한다. 운영권을 우리에게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최임석 지회장은 경주 출신으로 농사를 짓는 한편 경주 농업협동조합 감사, 이사를 오래 했다. 민주평화통일 정책자문위원, 경주시의회 의원을 역임했다. 고향인 고란마을 경로당 회장을 거쳐 2012년에 지회장 선거에 당선됐고, 2016년에 재선됐다. 

-유명한 ‘경주 최부자집’과는 어떤 관계인가.

“아무런 관련도 없다(웃음). 그러나 우리 집도 부자였다. 한 때는 땅이 1만평이었다. 내가 시의원 하면서 많이 팔아 남은 게 별로 없다. 최근까지도 농사를 지었다.”

-시 의원은 어떻게 하게 됐나.

“1991년 3대 시의원을 4년 했다. 농협 감사하고 이사를 오래 하자 주변에서 권했다.”

-어떤 일을 했나.

“경로당을 방문했을 때 커피를 힘들게 타오는 할머니를 보면서 정수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에, 시의회에 정수기 지원을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시의원 그만두고 얼마 안 있어 예산이 책정돼 당시 580여개 전체 경로당에 정수기가 보급됐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시의회 의원을 했으니 경로당 회장도 해보라고 주위에서 권했다. 경로당 회장을 2년간 하면서 내가 하면 노인들을 더 잘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회장 선거에 도전했다.”

-지회장 선거는 어땠는가.

“시장을 지낸 지인으로부터 ‘상대가 훨씬 강해 질 것이 뻔하니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당시 580여개 경로당을 다 찾아다녔다. 그전까지 경로당을 찾아온 지회장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상대 후보는 분회만 찾아가 분회장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그쳤다. 선거 결과를 보고 경로당 회장들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일을 잘하는 것만이 이분들의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봉사했다. 두 번째 지회장 선거도 치열한 경선을 거쳤다. 그때도 경로당을 다 찾아다녔고 회장들이 변함없이 저를 지지해주었다.”

-지난 6년간의 업적이라면.

“비록 노인종합복지관 운영은 시에서 맡아하지만 훌륭한 시설을 갖춘 복지관을 시에서 지어준 것도 노인회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운영을 잘못하면 노인회가 지적도 하고 시는 또 우리의 뜻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최 지회장은 전체 경로당에 고가의 혈압측정기를 보급한 것도 치적 중의 하나로 꼽았다. 노인들의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혈압측정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총사업비 10억원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주었다.

-지회 운영 철학은.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는 경로당이 답이다. 즐겁게 지내는 공간,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장소가 돼야 한다. 기관, 단체에서 노인에게 알맞은 건강 프로그램을 많이 보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주시지회는 지난해 5월 10일, 경주시 보건소 다목적실에서 경주시, 보건소, 경주시 체육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경주시 종합사회복지관 등과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지역협의체 실무협약을 체결했다. 지회가 경로당활성화 컨트롤 타워를 맡고 5개 기관이 노인 건강 증진과 행복한 노후를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중앙회에 건의 사항이라면.

“현재 지회는 시비와 자체 지회비로 운영 중이다. 도비나 중앙회, 연합회 차원의 지원이 전혀 없어 경로당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 지회 인건비라도 지원이 되기를 바란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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