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산책]물의 씨앗
[디카시산책]물의 씨앗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8.08.10 13:36
  • 호수 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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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씨앗

한순간,

가장 맑게 익었다

미련 없이 진다

이기영(시인)

**

소나기가 한소끔 지나가자 물방울들이 연잎에 맺혀 있다. 언제 떨어져버릴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순간을 견디면서 가장 맑게 세상을 품고 마치 저 순간이 영원한 것처럼 빛난다. 하지만 저 한 방울은 미풍에도 곧 떨어질 것이다. 마침내 저 물의 씨앗 하나가 익어서 미련 없이 땅으로 떨어지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다시 또 태어날 것인가. 한 방울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날이 계속된다면 뭇 생명들은 어찌 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가 된지 오래다. 정수기를 들여놓고도 물 걱정을 하고, 생수는 불티나게 팔린다. 하지만 생수마저도 오염되었을까 걱정이다. 우리는 물 한 잔마저도 마음 놓고 마시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유례없는 폭염으로 온 국민이 지쳐 있다. 이런 때 단비라도 속 시원히 내려준다면 얼마나 위로가 되고 기운이 날 것인가. 물의 씨앗 하나가 우리들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물은 생명이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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