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료부터 안부란까지… 노인을 위한 다양해진 배달 안부 서비스
건강음료부터 안부란까지… 노인을 위한 다양해진 배달 안부 서비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8.10 13:42
  • 호수 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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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한국야쿠르트-국민연금공단, 전국 1100명 노인에게 건강음료 배달

경기 군포1동주민자치위는 두유, 충남 보령시는 계란으로 고독사 예방

군포1동주민자치위원회가 두유와 함께 냉방용품을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군포1동주민자치위원회가 두유와 함께 냉방용품을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할머니 안에 계시나요.”

지난 8월 6일 김숙자 경기 군포시 군포1동 건국우유 호계보급소 대표는 얼마 전부터 배달을 시작한 임 모 어르신의 집을 찾았다. 몇 번 불러도 대답이 없자 김 대표는 다급하게 문을 두드렸고 임 어르신이 곧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매번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임 어르신이 김 대표에게 받은 건 ‘두유’였다. 군포1동 주민차치위원회가 어르신들의 안부를 챙기기 위해 시작한 굿모닝 두유 배달사업 덕분에 임 어르신이 모처럼 웃음을 되찾은 것이다.

최근 우유 및 도시락으로 저소득 독거노인의 안부를 살피는 일명 ‘배달 안부 서비스’가 다양한 식품과 음료로 확대해 건강도 챙기고 고독사도 예방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배달 안부 서비스는 서울 성동구 옥수중앙교회가 2003년부터 실시 중인 ‘365 우유 안부 캠페인’이다. 16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우유를 배달하면 수차례 고독사를 예방해 주목받았다. 이후 여러 단체가 이를 벤치마킹해 밑반찬 및 도시락 등을 배달하면서 외로운 어르신들의 안부를 챙겨왔다.

최근에는 우유 일변도에서 벗어나 두유, 건강음료로 배달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경우 지난달 국민연금공단·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손잡고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건강음료를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돌봄 사업에 나섰다. 

전국 75세 이상 홀몸노인 1100명에게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윌’, ‘하루야채’ 등 건강 음료를 주 5개씩 전달해 고독사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사업비 4억원을 기부하고, 사업 대상자를 선정·관리한다. 독거노인지원센터는 전문성을 활용해 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돕는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정부·지자체·종교단체 등과 함께하는 민관협력 사례를 지속해서 발굴해 홀몸노인 돌봄활동의 사회적 중요성을 전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군포1동의 경우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기금을 조성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국우유 호계보급소와 굿모닝 두유 배달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한 군포1동 주민자치위는 460만원의 기금으로 맞춤형 생계급여 대상자 가운데 만 70세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 60명을 대상으로 오는 12월까지 진행된다.

건국우유 호계보급소 배달원들이 주 3회 대상자들의 집을 방문해 두유를 배달하며 독거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고 2회 이상 두유를 미수령하는 등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동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남교 군포1동 주민센터 행정지원팀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일일이 전화안부를 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로 안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음료가 아닌 계란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충남 보령시 주포면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올해 ‘홀몸 어르신 안부란(安否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 내 독거 어르신 60여 가구를 선정, 매주 한 차례 방문해 달걀과 함께 안부를 살피며 말벗이 되주고 있는 것. 

이영호 면장은 “지역사회 문제를 지역사회에서 해결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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