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서귀포시지회, '종이컵 안쓰기' 환경실천 운동 앞장서
대한노인회 서귀포시지회, '종이컵 안쓰기' 환경실천 운동 앞장서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8.08.10 13:46
  • 호수 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회․노인대학․경로당 어르신들 불편 이겨내고 ‘종이컵 안쓰기’ 정착

[백세시대=김순근기자]

도자기․스테인레스컵으로 대체… 월 9만개 종이컵 절약   

“종이컵 안쓰기, 중앙회에서 전국 캠페인으로 펼치자” 제안

대한노인회 제주 서귀포시지회 산하 모든 경로당에서는 음료수를 마실 때 종이컵 대신 도자기나 스테인레스컵을 사용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제주 서귀포시지회 산하 모든 경로당에서는 음료수를 마실 때 종이컵 대신 도자기나 스테인레스컵을 사용하고 있다.

111년만의 폭염에 갇힌 한반도는 태풍이 불어와 무더위를 씻어내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태풍을 반기는 민심 또한 111년만에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바라는 그 태풍은 아니지만 남쪽 제주에서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1회용품을 몰아낼 ‘작은 태풍’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 대한노인회 제주 서귀포시지회(지회장 강창익)에서 시작된 1회용 종이컵 안쓰기 운동이다.

서귀포시지회의 1회용컵 안쓰기 운동은 작년 연말부터 시작됐다. 작년 12월 업무평가보고대회에서 관광객들이 버리는 1회용 쓰레기의 심각성이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레 1회용품 폐해에 관심이 집중됐다.

더구나 지회 산하 경로당과 분회, 노인대학에서도 하루 최대 6000여개의 종이컵 쓰레기가 나온다는 설명에 서귀포시지회가 앞장서 1회용 종이컵을 퇴출시키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서귀포시의 쓰레기줄이기대책 추진위원회 위원이기도한 강창익 지회장은 “노인회가 세금지원을 받는 단체인데다 어른으로서 사회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며 즉각 실행을 지시했다.

이같은 취지를 지회 산하 10개 분회, 6개 노인대학, 145개 경로당에 안내한 뒤 시행에 들어갔다. 

우선 지회예산으로 도자기와 스테인레스컵을 구입해 배부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때마침 지회와 함께 독거노인 생활용품지원 등 사랑나눔행사를 하는 제주개발공사에서 이 소식을 듣고 1000만원을 지원해 경로당마다 40~50개의 도자기, 스테인레스컵을 비치했다.

컵 수는 경로당이나 노인대학에서 가장 많이 모이는 날 인원수를 기준으로 해 많은 곳은 최대 80여개를 비치한 곳도 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불편함이 따르니 정착하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렸다. 

“다들 1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도자기나 스테인레스컵은 사용 후 씻어야하는 불편 때문에 종이컵을 계속 고집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어요”

이병남 지회 사무국장은 “연찬회, 이사회 등을 통해 회원들을 설득하고 경로당을 방문해 지속적인 홍보를 시행한 결과 지난 3~4월부터 1회용 종이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회는 한걸음 더 나아가 외부 행사에서도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300여개의 행사용 컵을 별도 구입해 순차적으로 적용시킨 결과 지난 6월 29일 열린 생활체육경기 이후 종이컵이 완전히 사라졌다. 종이컵을 안쓰면서 월 108만원, 연간 1320만원의 예산도 절약할 수 있어 환경보호와 예산절감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서귀포시 쓰레기줄이기추진위에 소속된 20여개의 기업에서 현장 견학을 다녀갔고 부녀회와 청년회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등 1회용 종이컵 안쓰기 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우리 지회에서만 한달에 9만개의 종이컵을 사용했으니 전국의 지회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을 합치면 엄청날 것입니다.”

강창익 지회장은 “1회용품 쓰레기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우리 노인들의 종이컵 안쓰기는 젊은층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서귀포시지회의 성공사례를 참고삼아 대한노인회 차원에서 전국적인 1회용 종이컵 안쓰기 운동을 전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