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폭염에 쓰러진 인형탈 알바 방치 늦장대응 논란
롯데월드, 폭염에 쓰러진 인형탈 알바 방치 늦장대응 논란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08.1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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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으로 쓰러진 뒤 45분 지나 구급차 이송

[백세경제=라안일 기자]롯데월드가 폭염에 인형탈을 쓰고 퍼레이드공연을 펼친 아르바이트생이 쓰러져 의식을 잃었음에도 늦장 이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비상구)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롯데월드 어드벤쳐 엔터테이먼트팀소속 공연 알바노동자 A씨가 퍼레이드 공연 도중 열사병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24일 오후 2시 퍼레이드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로 이동하는 중 바닥에 갑자기 쓰러졌다. A씨의 최고혈압 수치가 163을 넘자 의무실 간호사는 열사병이 의심되니 당분간 공연 중단과 병원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사측은 다음날 공연자 명단에 A씨의 이름을 그대로 올렸다. A씨의 배역을 맡을 이가 없자 의료진의 지시를 무시한 채 스케줄에 넣은 셈이다.

의료진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다음날인 25일 퍼레이드에 참여한 A씨는 공연 도중 또 다시 쓰러졌다.

정의당 비상구 조사결과 A씨의 동료들이 119구급차를 부르려고 했으나 현장감독이 “탈진인 것 같다. 누워있으면 괜찮다”며 대기실에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월드는 방치된 A씨의 상태가 악화되자 의무실로 옮겨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A씨가 경련을 일으키는 상황에 이르자 119구급차를 불러 건국대학교병원으로 A씨를 이송했다. A씨가 쓰러지고 나서 구급차를 부르는데 소요된 시간은 45분.

A씨의 동료인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회사는 알바노동자가 쓰러진 사실이 외부로 알려 질까봐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다. 대기실에 눕혀 놓은 채 쉬쉬했다”며 “공연할 인원이 안 나와서 스케줄이 안 나오면 인원을 더 채용하거나 배역을 빼야 하는데 무리하게 스케줄에 넣어서 사람을 쓰러지게 만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와 B씨와 같이 퍼레이드공연을 하는 캐스트 알바노동자들은 최근 폭염속에서 타이즈에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인형탈을 쓴 채 근무를 하고 있다. 사측이 열사병 대책으로 제공하는 아이스조끼는 실제 공연하는 인원수보다 적게 지급되고 그마저도 공연 의상 특성상 입기 어려워 실제 착용한 이가 2~3명에 불과해 알바노동자들이 두통, 어지러움, 가슴통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법위반과 함께 롯데월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입수한 롯데월드 ‘캐스트 근로계약서’, ‘서약서’, ‘윤리경영 실천서약서’ 등 자료를 검토한 결과 롯데월드가 초과근무수당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캐스트 알바노동자의 스케줄표에 표기된 출퇴근 시간에 대한 자필 출퇴근 기록과 실제 출퇴근 시간이 달랐다. 통상 공연 시작 15분 정도 전에 먼저 출근해 공연 준비를 하고 하루 공연 일정이 종료된 이후에도 뒷정리 등으로 15분~20분 정도 초과근무했다. 본래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업무준비나 정리를 위한 시간도 노동시간에 포함되는 만큼 누락된 시간만큼 임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출·퇴근시간이 전날 밤 20시나 21시 정도에 카카오톡을 통해 공지돼 캐스트 알바노동자들이 개인 일정을 잡는데도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캐스트 알바노동자가 쓰러진 뒤 1시간가량 방치했다는 것은 오해다. 상주하는 간호사가 알바노동자의 호흡, 혈압 등을 확인했는데 이상치가 나오지 않아 의무실에 있었던 것”이라며 “이후 경련을 일으키는 등 상태가 악화돼 바로 구급차를 불러 이송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롯데월드는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과 알바노조가 아쿠아리움 알바노동자들에게 노동시간 꺾기로 임금을 체불하고 쪼개기 계약과 꾸미기 노동을 강요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폭로하자 같은해 11월 이를 개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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