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청 등 야간 무더위쉼터, 용인수지구 보건소 '어르신 꿀잠단잠교실' 등 폭염속 어르신 불면증에 다양한 대책
노원구청 등 야간 무더위쉼터, 용인수지구 보건소 '어르신 꿀잠단잠교실' 등 폭염속 어르신 불면증에 다양한 대책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8.17 10:42
  • 호수 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 못드는 열대야… 어르신 수면을 지켜라”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노원구, 구청 강당 등 11곳에 야간 무더위쉼터… 잠도 잘 수 있어

용인 수지구보건소, 잠 잘 오는 한방체조 보급… 침시술, 한약 제공도 

최근 한 달 가까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야간 무더위쉼터 운영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노인 불면증 예방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전국에서 최초로 야간 무더위쉼터를 개설한 서울 노원구를 방문해 오승록 노원구청장(오른쪽)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모습.
최근 한 달 가까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야간 무더위쉼터 운영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노인 불면증 예방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전국에서 최초로 야간 무더위쉼터를 개설한 서울 노원구를 방문해 오승록 노원구청장(오른쪽)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모습.

“숨을 참으시고 팔을 쭉 뻗으세요.”

지난 8월 10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보건소에서는 1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한의체조’를 하고 있었다. 한의체조는 한방치료와 기공체조를 결합해 만든 운동으로 숨쉬기, 크게 팔 뻗기 등 간단한 동작으로 구성돼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적당한 운동이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것에서 착안해 제작된 체조로 실제 불면증 개선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허영숙 어르신은 “한 달 넘게 계속된 폭염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보건소의 ‘어르신 꿀잠단잠교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측 이래 유례없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불면증을 극복하는 체조교실을 열거나 관내 체육관을 활용한 24시간 무더위 쉼터를 임시로 마련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먼저 용인시 수지구보건소는 지난달부터 8월 24일까지 매주 수‧금요일에 수면장애를 겪는 어르신을 위해 불면증 개선 프로그램 ‘어르신 꿀잠단잠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방치료와 기공체조 등 한의약적 방법을 동원해 수면장애 개선에 나선 것이다.

용인 수지구보건소의 '어르신 꿀잠단잠 교실' 수업 모습.
용인 수지구보건소의 '어르신 꿀잠단잠 교실' 수업 모습.

이번 프로그램은 관내 경로당 건강관리대상 어르신 중 불면증 심각도 검사를 실시해 28점 만점에 15점 이상이 나온 중등도 이상 어르신 25명을 대상으로 한다.

한의사와 방문건강관리인력, 기공체조강사 등 강사진이 개인별 상담진료와 한방 침 시술, 한방기공체조, 호흡과 명상 등을 진행하고 중증 참가자에게는 처방에 따라 한약제도 무료로 제공한다. 또 화병 다스리기, 만성질환 예방, 구강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 강좌와 이완 훈련 등 인지행동 치료도 진행한다. 아울러 효과를 살피기 위해 참가 어르신들은 교육기간 동안 수면일지를 작성하며 스스로 일상 건강관리를 점검하도록 했다. 

수지구보건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한방프로그램이 노인 불면증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고 면역력을 길러주는 한방 건강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어컨이 없어서 열대야에 고생하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서울시 노원구가 최초로 시도한 ‘야간 무더위 쉼터’는 타 지자체에서 잇달아 벤치마킹할 정도로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이 1만여명에 이르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 지난달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 달 동안 ‘야간 무더위 쉼터’를 개설해 개방했다.

야간 무더위 쉼터는 노원구청 대강당, 월계 사슴1단지 경로당, 공릉1단지경로당, 하계5단지경로당, 중계사회복지경로당, 주공4단지경로당 등 11곳을 운영중인데 쉼터에는 베개‧이불‧매트‧식수 등을 제공하며 TV도 설치됐다. 

어르신 안전을 위해 직원 2명이 근무하고 텐트는 3~4인용으로 편안한 잠자리와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시원한 냉방은 물론 매트와 이불, 베게, 물이 제공된다. 자원봉사단체가 매일 1시간 정도 손마사지도 해준다.

7월 30일 19명이던 이용자는 무더위와 입소문을 타고 100명이상으로 증가했다. 8월 8일과 9일에는 114명, 121명이 열대야를 피해 쉼터를 찾았다.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연장 무더위 쉼터도 19곳서 24곳으로 5곳 확대하고 냉방비를 추가로 지원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더위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한 야간 무더위 쉼터가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어 정말 기쁘다”며 “폭염 등 재난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뒤를 이어 서울 동작구, 도봉구, 인천 미추홀구 등도 야간 무더위 쉼터를 개설에 합류했다. 

폭염에 대비할 수 있는 물품으로 구성된 일명 ‘응급폭염키트’ 보급을 통해 불면증 개선을 돕는 곳도 있다. 서울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가 최근 강남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남서부지사와 함께 ‘독거어르신 폭염나기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자원봉사활동과 직원들에 의해 제작된 응급폭염키트를 강남구 내 900여가구의 홀몸노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급폭염키트는 쿨수건, 온열방지패치, 탈수예방을 위한 이온음료 및 물 등으로 구성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남서부지사 최형열 지사장은 “이 작은 정성을 통해 지역 내 독거어르신이 폭염을 견디는데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